한인 검시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자칫 묻힐 뻔 했던 영아 살인 사건 진실이 2년 만에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검찰은 용의자인 아버지를 아동 학대 혐의로만 기소했다가 한인 검시관의 부검 결과를 근거로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미시간주 베이카운티 검찰은 최근 재커리 터치톤을 2급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터치톤은 자신의 아들 잭 빌스를 학대했다는 혐의로 기존에 1급 아동 학대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당시 영아는 생후 5개월 된 남자아이로, 원인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숨진 채 발견됐었다.
사건이 살인으로 전환된 데에는 한인 법의학자 패트릭 조 박사의 부검 소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10월 30일 미시간주 제74 순회법원에서 열린 예비신문에서 검찰은 조 박사의 부검 소견을 추가 기소의 근거라고 밝혔다.
조 박사는 영아의 사망을 ‘머리 부분 외상에 의한 타살’로 규정했다. 그는 “사망 전 최대 48시간 사이 뇌출혈을 겪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자연적·의학적 원인으로는 발생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한 외력이 가해진 결과”라고 전했다.
조 박사는 경력 15년이 넘는 베테랑 법의학자다. 2000년 템플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시간 오클랜드카운티 검시소를 거쳐 현재 잭슨카운티 검시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목과 얼굴 등이 칼에 73차례 찔린 살인 사건(2023년), 주택 방화 살인 사건(2022년) 등 미시간 지역에서 큰 관심을 모은 각종 강력 사건 수사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12월 20일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45분 직장에 있던 터치톤의 아내는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911에 신고했다. 당시 아들과 함께 집에 있던 터치톤이 911 대신 아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아들의 상태를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영아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4시50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터치톤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젖병으로 분유를 먹인 뒤 아이를 거실의 흔들의자에 앉혀놓고 집안일을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진술했다. 약 5분 뒤 돌아와 보니 아이가 축 늘어져 있었고, 기도를 확보하려 뒤집어 보니 콧물과 분유가 흘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여러 모순점이 드러났다. 경찰이 외상 가능성을 제기하자 터치톤은 어떠한 외력을 가한 적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터치톤은 좋은 아버지였다”라고 주장했던 아내의 진술도 거짓말 탐지기에서 신뢰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건 직후 터치톤의 행동 역시 의심을 샀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터치톤이 “아들이 방금 사망했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침착했다”고 기록했다. 반면 아내는 충격으로 구토할 정도로 슬픔에 빠졌고, 병원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결국 터치톤은 “너무 피곤했던 게 결국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건 당일 아들을 “조금 세게 던졌는데 ‘쿵’ 하는 거친 소리가 났다”며 “그 뒤 아이가 크게 울다가 잠든 듯 조용해지길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터치톤은 현재 베이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정식 재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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