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은 결국 오른다”는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월가 투자자가 미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 한국 등 신흥국 시장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21일 금융정보업체 LSEG 산하 리퍼의 자료를 인용해 최근 6개월간 미국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상품에서 약 750억 달러(약 108조원)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불과 8주 동안 빠져나간 금액이 520억 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준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로이터는 “‘미국을 사라(Buy America)’에서 ‘미국을 떠나자(Bye America)’로, 월가의 탈출에 속도가 붙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식 펀드 유입액 중 미국 주식 비중은 26%에 불과했다. 2020년 이후 가장 낮은데, 2022년 역대 최고치(92%)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마이클 하트넷 BofA 전략가는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 미 증시의 독주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자금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순유출이라기보다,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대 수혜국은 한국이었다. LSEG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투자자들의 신흥국 주식 투자액은 약 260억 달러로, 이 중 한국으로 향한 돈이 28억 달러(10.7%)로 가장 많았다. 2위 브라질(12억 달러)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수익률에서도 미국은 다른 지역에 뒤처진다. 최근 1년간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은 약 14%에 그친 반면, 달러 기준으로 코스피는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43%, 유럽 STOXX600은 26%, 중국 CSI300은 23% 올랐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이익을 자사주 매입 대신 투자에 쓰고 있고, 이에 따라 주가를 떠받치던 힘도 약화되고 있다”며 “빅테크의 부진과 비(非)미국의 강세가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달러 약세가 미 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프린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수석 전략가 시마 샤는 “이는 미국 주식을 팔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 밖에도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전략가 샤론 벨은 “투자자들은 사실상 전 세계를 훑어보며 ‘어디가 가장 저렴한가’ ‘어디에 기회가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 짚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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