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두 한인은행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메트로시티은행의 남가주 중심 서부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도라빌에 본점을 둔 메트로시티은행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월 발표한 제일IC은행과의 합병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모두 통과해 최종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측은 이번 합병이 오는 4분기 초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수 조건은 기존 발표와 동일하게 총 2억600만 달러 규모로, 이 중 54%(1억1196만5000달러)는 현금, 나머지 46%는 메트로시티은행 보통주 약 338만 주로 지급된다.
합병 이후 메트로시티은행은 총자산 약 48억 달러, 총대출 41억 달러, 총예금 37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며, 자산 기준으로 전국 한인은행 중 3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은행 측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남가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 영업망을 적극 확장하며 전국 단위의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화생 메트로시티은행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가주 한인 은행들이 동부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조지아 내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전국 은행으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서부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남가주에는 6개 주요 한인은행이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가 해제된 신한은행아메리카, 첫 서부 지점 설립에 나선 하나은행USA, 그리고 한인 고객층을 겨냥해 활발한 영업을 펼치는 대만계 은행 사우스웨스턴내셔널뱅크(SWNB) 등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일IC은행은 LA 한인타운에 지점을 운영 중이며, 합병 이후 해당 지점이 서부 진출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김 행장은 “내년 초 남가주에 추가 지점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오렌지카운티(OC)나 한인타운 중 한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인은행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남가주 한인 금융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메트로시티은행까지 가세하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메트로시티은행은 SBA 융자와 모기지 매각을 통해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등 남가주 한인 은행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당분간 영업망 확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합병 직후에는 중복 지점 통합, 인력 조정 등 내부 정리가 우선되기 마련”이라며 “이런 과정에는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서부에서 본격적인 영업 확대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욱 제일IC은행장은 합병 완료 후 은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일정 기간 휴식을 갖고, 다음 행보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