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노인회 소속의 70대 한인 여성 임원이 길거리에서 동거남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이 남성은 길거리에서 피해 여성을 폭행하던 중 이를 말리던 행인에게까지 총격을 가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LA검시소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양모(73) 씨로 지난 16일 가슴 부분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가해자는 조셉 임(79) 씨로 양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이날 사건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6일 오후 10시 30분쯤 피코 불러바드와 세인트 앤드루스 플레이스 인근 아파트 단지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임씨가 다툼을 벌이다 양씨를 폭행했고, 양씨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달아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사건 현장을 지나던 한 남성 운전자가 양씨를 돕기 위해 차에서 내려 폭행을 말렸다. 임씨는 이 과정에서 남성에게 총격을 가한 뒤, 곧바로 양씨에게 총을 쏘고 달아났다. LAPD 한 관계자는 “폭행을 말리다 총상을 입은 남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양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임씨의 폭력적 성향에 대해 자주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임씨가 양씨가 살던 아파트에 살게 된 것은 약 2년 전쯤이다.
양씨의 한 지인은 “동거한 지 1년 후부터 양씨가 금전 문제와 성격 차이 등으로 임씨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며 “나중에는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하고 집 열쇠까지 바꿨지만 임씨가 새벽 시간에 아파트 단지에서 난동을 자주 부려 어쩔 수 없이 임씨를 집에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LA노인회에서 지난 2023년부터 이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A노인회 한 관계자는 “사건 당일 오전까지도 노인회 단체 일을 열심히 했었고 온순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며 “양씨가 평소 임씨 때문에 힘들다고 자주 토로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전했다.
양씨의 지인들은 “가해자인 임씨는 세 차례 이혼한 전력이 있고 핸디맨으로 일하며 양씨에게 생활비나 렌트비 등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지인은 “양씨의 딸이 LA한인타운에 살고 있고 병원에서 간호사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씨의 남편은 20년 전 세상을 떠났는데 현재 많은 사람들이 양씨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인들에 따르면 유가족은 지난 18일 양씨의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송영채 기자 song.yeongcha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