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석 한인회장 “한국 기업 표적 단속 유감”
조다혜 사바나 한인회장 “쌓아온 신뢰 무너져”
트럼프 행정부 2기 첫 6개월 동안,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에서 체포한 불체자는 5670명이었고, 그 중 한국 국적자는 단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달 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단지에서 대규모 단속이 실시된 뒤 한국인들은 뜻밖에도 이민단속 대상으로 부각됐다. 체포된 475명 중 300여명이 한국인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10일 “조지아 한인들에게 ICE의 현대차 단속은 ‘배신’을 의미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차-LG에너지솔류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현장 단속 이후 조지아 한인사회의 달라진 표정들을 전했다. 조지아 한인사회는 멕시코, 인도, 자메이카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이민 커뮤니티로 꼽힌다. 다음은 AJC의 보도 내용.
단속 이후 며칠 동안 조지아 한인사회에서는 충격과 분노가 표출됐다. 박은석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한국인 무더기 구금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박 회장은 “이번 단속 작전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의 건설 현장을 겨냥한 것으로, 전례 없는 사건이어서 특히 충격적이다. 단속으로 공사가 지연되고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손상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1980년 사바나로 이주한 조다혜 사바나 한인회장은 3년 전,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진출하면서 “한인사회가 거의 하룻밤 사이에 급변”하는 것을 지켜봤다. 몇몇 교회를 중심으로 3000명도 채 안되는 작은 공동체였던 사바나 한인사회는 빠르게 성장했으며, 단기 파견으로 사바나 지역을 오가는 출장자와 그 가족들로 활기를 띄었다.
사바나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한인이나 새로 온 이민자나 모두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민당국의 이번 단속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40년 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조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조지아가 한국인들을 환영한다는 이미지와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모두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사라 박 한미연합회 애틀랜타 지부장은 지난 8일 사바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혼란스럽고 두려워하는 지역 한인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녀는 체포된 한국인들에 대해 “근면하고 숙련된 전문가들이며,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조지아와 한국, 미국과 한국을 연결했던 신뢰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미시간대학 이민 단속 전문가 윌리엄 D. 로페즈는 “이것은 여전히 추방이다. 단지 추방을 다른 나라에 외주 준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약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이 필요한 취업 비자를 더 쉽게 제공했더라면 이번과 같은 고통스러운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지회장은 “현대차-LG엔솔 공장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하청 기술자들이 필요했다. 비자가 필요했지만 필요한 규모만큼 발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도 이 현실을 알고 있었다. 긴급한 필요에 따라 기술자들이 단기 비자로 미국에 들어왔다면 그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이민 정책을 경제적 약속과 조율하지 못한 제도적 실패였다”고 그는 비판했다.
김지민 기자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09/PYH2025091216010001303-350x2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