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법원 “소송 진행할 수 있다”
야구장에서 선수가 던진 공에 맞아 다치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2021년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 도중, 이닝 사이에 애틀랜타의 외야수 호르헤 솔레어가 던진 공에 맞아 한 팬이 눈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캅 카운티 항소법원은 지난 1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과 솔레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월드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솔레어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다.
브레이브스 팬 마이라 노리스와 남편 스콧 노리스는 2021년 10월 29일, 트루이스트 파크의 오른쪽 외야 109구역에 앉아 있었다. 솔레어가 5회 초 이닝이 시작되기 전 아웃필드에서 강하게 던진 공이 순식간에 마이라의 얼굴을 맞아 골절과 눈 부상을 입었다. 실명은 면했으나 영구적인 눈 부상을 입어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부부는 2022년 소송을 제기했으나 캅 카운티 법원은 1949년 판례에서 비롯된 조지아의 ‘야구 규칙’을 근거로 소송을 기각했다. 관중이 ‘날아오는 공에 맞을 위험’을 감수하고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한다는 판례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이닝 사이에 강하게 날아오는 공에 맞을 수 있다는 위험을 원고가 알고 감수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기각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플레이가 진행되지 않는 동안, 솔레어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위험을 피해자가 인지했다는 주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판사들은 또 부부의 좌석이 보호용 그물망 뒤였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가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브레이브스와 솔레어의 과실 여부를 입증할 증거가 나올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다만, 엘리자베스 고베일 판사는 별도의 의견에서 솔레어의 송구가 의도적이었다는 원고 측 주장에 회의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또 “야구 경기에서 일어나는 여러 ‘의도적 행위’들은 본질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한다”며 “의도적으로 공을 던졌다고 해서 위험 감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