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더 가는 허리를 갖고 싶었어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여성 조스메르 잠브라노(45)는 지나 2023년 갈비뼈를 변형시켜 허리를 가늘게 하는 이른바 ‘바비 수술’에 몸을 맡겼다. 그 결과 원래 30인치(약 76.2cm)였던 허리가 23인치(약 58.42cm)로 약 7인치(약 17.78cm) 줄었다.
“저는 바비처럼 되고 싶어요.” 캐나다 벤쿠버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여성 제시카 라셔(33)는 바비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 힐스로 날아갔다. 수술 비용만 9300달러(약 1318만원)가 들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23.5인치(약 59.69cm)로 가늘어진 허리를 보며 만족할 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여성들 사이에서 허리를 가늘게 만들어 주는 성형수술인 ‘바비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비 수술이란 하부 갈비뼈(11번, 12번) 부근의 피부에 바늘로 구멍을 낸 다음, 진동을 일으키는 초음파 기구를 삽입해 갈비뼈를 부분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통해 허리를 가늘게 하는 수술을 말한다.
수술 후 코르셋을 수 개월 간 착용하도록 해 일시적으로 변형된 갈비뼈가 ‘새로운 위치’에서 영구적으로 자리를 잡게 하는데, 이를 통해 기존보다 허리가 7~12cm가량 가늘어진다고 한다. 정식 명칭은 ‘WASP(Waist Aesthetic Slimming by Puncture) 수술’이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성형외과 의사인 알프레드 오요스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WSAP(Waistline Aesthetic Slimming by Puncture)’ 허리 성형. 일명 ‘바비 수술’이라고 하며, 바늘을 이용해 허리에 작은 구멍을 내 진동을 일으키는 초음파 기구를 삽입해 갈비뼈를 부분적으로 변형시킨다. 바비 수술을 하고 있는 의사의 모습. 사진 오요스 박사 연구팀의 2025년 논문 ‘천자 및 평행 접근법을 이용한 허리선 미용 슬리밍 및 갈비뼈 재성형 절차’ 캡처
과거 수술법보다 안전성 개선됐지만…“아직 단정 어려워”
과거에는 11, 12번 갈비뼈를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제거해 허리를 가늘게 하는 성형수술이 유행했다. 하지만 “자칫 폐와 호흡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러시아 출신의 카즈벡 쿠드자예프 박사는 2017년 다른 수술법을 고안해 냈다. 갈비뼈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용 정밀 드릴로 양쪽 옆구리 아래 갈비뼈를 부분적으로 손상시키는 방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는 당시 한 환자에게 시험삼아 수술을 시행한 뒤, 약 2개월 간 코르셋을 착용하도록 해 갈비뼈가 새로운 위치에서 서로 붙도록 했다. 그 결과 환자가 허리 둘레가 3.5인치(약 9cm) 줄어들었다고 한다.
NYT는 “이후 전 세계 의사들은 더 안전하고, 더 빠르고, 덜 고통스러운 허리 성형수술 방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가장 주목받는 허리성형수술이 바로 WASP 수술(바비 수술)이다. 이 수술법을 개발한 콜롬비아 보고타의 성형외과 의사인 알프레도 오요스 박사는 “WASP보다 ‘바비 수술’이라는 이름을 선호한다”며 “대중들 입장에서 더 친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ASP 수술은 갈비뼈 제거나 의료용 드릴을 통해 손상시키는 기존 수술법들과 달리, 바늘로 피부에 최소한의 구멍을 내 갈비뼈를 미세하게 다듬는 성형수술이란 점에서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평가된다. 다만 아직 장기적인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위험성이 경고되기도 한다.
오요스 박사 등이 지난해 9월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의 공식 학술지인 ‘미용성형저널 오픈포럼’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WASP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여부를 분석했더니 합병증 발생률이 약 3.8%로 비교적 낮았다. 다만 오요스 박사는 “연구 규모가 작고 장기 추적을 한 결과가 아니라 안전성과 효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