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화폐의 개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일 인도 기업가 니킬 카마스가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최근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보면 돈(money)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I와 로봇 기술이 모든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발전한다면 돈의 중요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머스크는 완전한 ‘무화폐 사회’를 예견한 것은 아니라며, “물리학 기반의 근본적인 화폐(currencies)는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에너지가 진짜 화폐”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비트코인이 에너지에 기반한다고 말한 것이고 에너지는 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며 “에너지를 생성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결국 “아마도 우리는 돈을 갖지 않고 에너지만 갖게 되고 발전(power generation)이 사실상 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AI·로봇이 문명의 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미국이 직면한 부채 문제의 해결책도 같은 맥락에서 찾았다. 그는 “문명이 계속 발전하는 한, 우리는 대규모 AI와 로봇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이 미국 부채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또 AI와 로봇 도입으로 상품·서비스 생산량이 폭증할 경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도 분석했다. “상품과 서비스 생산량이 통화 공급량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그 가치가 하락해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어 “3년 이내에 상품과 서비스 생산량이 화폐 공급 증가율, 즉 인플레이션 속도를 초과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리가 제로로 떨어지면 부채 문제도 지금보다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주의 시대의 투자 관점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주식을 사거나 투자할 대상을 찾지 않는다. 그저 무언가를 만들거나 구축하려 하며, 내가 만든 회사들의 주식이 따라올 뿐”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AI와 로봇 산업의 미래 가치를 언급하며 “구글이 미래에 꽤 가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엄청난 가치 창출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엔비디아도 현시점에서 명백히 그렇다”고 평가했다.
AI 규제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기술을 창조할 때 그것이 잠재적으로 파괴적일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며 “진실과 아름다움, 호기심, 이 3가지가 AI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진리, 아름다움, 호기심을 가치관으로 삼는다면 인류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려고 할 것”이라며 “인류가 없는 화성은 그냥 바윗덩어리일 뿐, 지구만큼 흥미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정책을 향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 H-1B 신청 수수료를 100배로 올린 데 대해 그는 “나는 H-1B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매우 나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미국의 각 주(州)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경제에 재앙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왜 국가 간 관세를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통령은 관세를 좋아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자신이 정부효율부(DOGE)에서 근무하던 시절 이 정책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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