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989년 파나마 침공 당시 총상을 입은 미군 참전용사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당했다”는 연방 하원의원의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 세스 매거지너(로드아일랜드) 하원의원은 11일 열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청문회에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에게 질의를 시작하며 “당신은 미국 퇴역군인을 몇 명이나 추방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놈 장관은 “우리는 미국 시민이나 퇴역군인을 추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매거지너 의원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등장하는 태블릿 화면을 자신의 옆에 보이도록 한 뒤 “우리는 줌으로 ‘세준 박'(Seejun Park)이라는 분과 함께하고 있다”며 “그는 1989년 파나마에서 우리나라에 봉사하는 동안 두차례 총상을 입은 미 육군 참전용사”라고 소개했다.
매거지너 의원은 또 박 씨가 많은 다른 참전용사처럼 전역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약물 남용으로 고생했고, 1990년대 몇몇 경미한 마약범죄로 체포됐지만 심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박 씨)는 자신 외에는 누구도 해친 적이 없으며 14년 동안 마약과 술을 끊었다”며 “그는 참전용사이자 퍼플하트 훈장 수훈자이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많이 희생했다”고 강조했다.
매거지너 의원은 그러더니 “당신은 그가 일곱살 이후로 살지 않은 한국으로 그를 추방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를 위한 박 씨의 공헌에 함께 감사해줄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놈 장관은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복무하고 법을 준수하는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고 했으나, 매거지너 의원은 말을 끊고 “왜 그를 추방했는지 박씨에게 설명해주겠나”, “그가 많은 희생을 치른 이 나라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울 수 있는지 박 씨 사건을 최소한 검토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 등으로 몰아세웠다. 이에 놈 장관은 “그의 사건을 반드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매거지너 의원은 이후 걸프전 해군 참전용사라는 미주리주 출신 짐 브라운 씨를 방청석에서 일어서게 한 뒤 그의 아내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48년간 살아왔음에도 4개월간 수감돼 추방 위기에 있다면서 가석방 등 조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놈 장관에게 “당신의 리더십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선한 이와 악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악당과 테러리스트를 쫓아라. 참전용사, 해병대원, 아이들을 쫓지 말라”고 촉구했다.
박 씨의 사연은 이미 지난 6월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총상으로 인한 명예제대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고 영주권자 신분을 유지했으며, 마약 범죄 등으로 추방 명령을 받은 뒤 매년 이민당국의 확인을 받는 조건으로 하와이에 체류해오다 올해 6월 이민세관단속국(ICE)로부터 구금·추방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고서 자진 출국했다고 NPR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연방 하원 청문회에 등장한 한인 미군 참전용사. [하원 청문회 캡처]](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2/추방당한-한국계-참전-용사-750x41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