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등산을 가려고 차고 문을 열었다. 벽에 붙은 차고 문 여는 버튼을 눌렀는데 드르륵, 뚝, 드르륵, 뚝… 차고 문이 열리다가 중간에서 멈춘다. “어, 어, 이게 왜 이래?” “차고 오프너가 고장 났네!” 우리 부부는 한마디씩 중얼거렸다.
버튼을 다시 누르려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누른 다음에 위로 올라오던 버튼이 아래로 눌린 채 올라오지 않는다. “아하, 버튼이 고장 났구나! 갈 시간인데 어떻게 하지?” 아내가 나를 바라본다.
일단 차고 문을 자동 시스템에서 분리하고 손으로 들고 올려 열고, 차를 꺼낸 뒤 다시 차고 문을 손으로 내려 닫고 출발했다. 사는 콘도가 지은 지 19년 차라 여기저기 문제가 생기는데, 차고 문 여닫는 벽 스위치도 고장 난 듯했다.
운전을 하면서도 ‘차고 문 여닫는 걸 어떻게 고치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벽에 부착된 버튼이 고장 난 것이 분명하니 그것만 바꾸면 될 것 같았다.
등산 후 집에 오는 길에 홈디포에 들렀다. 차고 문을 여닫는 벽 장치를 찾아보니 우리 집에 달린 것과 같은 제품은 없다. 우리 집 것은 유선으로 연결된, 손바닥만 한 장치인데, 매장에 있는 유선 제품은 손가락 마디만 한 일자형 버튼만 있다. 일단 일자형 버튼을 사 와서 실험해 보고, 작동하지 않으면 반품하기로 했다.
집에 와서 즉시 차고 문 여닫는 벽 스위치를 바꾸었다. 차고를 자동 여닫이에 다시 연결하고 새로 바꾼 버튼을 눌렀다. 차고 문이 드르륵 열린다. 그런데 다시 눌러도 문이 닫기 지 않는다. 열리기는 했는데 아무리 눌러도 닫히지 않는다. 고장이 다른 곳에서도 난 것이 분명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아들 녀석이 전문가를 부르라고 한다. 한인 업소록을 뒤졌다. ‘핸디맨’란에 차고 문 고치는 전문가가 있기에 전화했다. 전화를 받지 않아 메시지만 남겼다.
“둘루스 지역에서 차고 문 여닫는 스위치를 고치는 기술자를 알려 줘.” 챗GPT에게 도움을 청했다. 3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나왔다. 그중 한 명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2~4시 사이에 와보겠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차고에 나가 차 안의 버튼과 벽의 버튼을 눌러 보았지만, 차고 문은 열린 채 닫히지 않았다. 고장 난 버튼만 바꾸면 될 줄 알았는데, 차고 천장에 설치된 모터(엔진)에 문제가 난 듯했다.
방에 들어와 컴퓨터를 열고 챗지피티에 물어보았다. “차고 문이 열리기만 하고 닫히지는 않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즉시 응답이 화면에 떴다. “차고 문이 열리기만 하고 닫히지 않는 문제는 매우 흔한 고장입니다. 대부분 간단한 점검으로 해결됩니다. 아래 순서대로 확인해 보세요.”
5가지를 점검하라고 했는데, 그중 첫 번째가 안전 센서(Safety Sensors) 정렬 문제였다. 점검하는 설명이 이어졌다. “차고 문 양쪽 아래 바닥 근처에 작은 센서 두 개가 있습니다. 이 센서는 문이 닫힐 때 장애물이 있으면 문을 멈추게 하는 장치입니다. 점검 방법은 두 센서가 서로 정확히 마주보는지 확인하고, 센서 옆 LED 불빛이 두 개 모두 켜져 있는지 보세요. 하나라도 깜빡이거나 꺼져 있으면 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해결 방법은 센서를 손으로 살짝 움직여 직선으로 정렬하고, 센서 앞을 가리는 낙엽, 거미줄, 먼지, 상자 등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센서 렌즈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세요.”
나는 나머지 네 가지는 읽어보지도 않고 곧장 차고 문 양쪽 아래의 작은 센서를 챗GPT가 지시한 대로 점검했다. 양쪽 센서의 빛이 서로 마주 보게 조정하고, 거미줄과 먼지를 닦았다. 벽에 붙은 버튼을 눌렀다. 드르륵—차고 문이 닫힌다! 다시 누르니 열린다! 몇 번을 시험해도 제대로 작동했다. 차 안에 있는 버튼으로도 열리고 닫혔다. 완전히 고쳐졌다.
시계를 보니 3시였다. 얼른 전화기를 들고 2~4시 사이에 오겠다고 한 기술자에게 전화했다. 그는 이미 우리 집으로 오는 중이었다. “아, 차고 문을 고쳤습니다. 이제 서비스가 필요 없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다시 연락들이겠습니다.”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생기면 먼저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본 다음에 정말 전문가가 필요한 경우에만 부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