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의회 정기회기 앞두고 세금감면·지원공약 봇물
올해 미국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단연 ‘어포더빌러티’(affordability)이다. ‘어포더빌러티’는 감당 여력 또는 구입가능 능력을 의미한다. 미국의 집값이나 물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용어가 바로 ‘어포더빌러티 크라이시스’ 즉, ‘생활비 여력 위기’다.
주택 가격을 예로 들어보자.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주택 소유 어포더빌러티 모니터’(HOAM)를 보면, 중간 소득 수준의 가정이 중간값 수준의 주택을 보유하려면 지난 9월 현재 소득의 43%를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OAM은 주거비용 지출이 소득의 30%를 초과하면 ‘감당할 수 없는’(unaffordable) 수준으로 간주한다. 이 용어는 민주당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을 공격하는 정치적 구호로 사용했다. 올해 조지아 정치권에서 이 구호는 더욱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물가 지뢰밭= 최근 몇 년간 치솟은 물가는 정치권의 지뢰밭이나 마찬가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도 하락하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전기요금 급등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확산되면서 유틸리티 요금을 규제하는 조지아 공공서비스위원회(PSC) 공화당 현직 위원 두 명이 교체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또 ‘생활비 부담’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후보들이 주 의회 보궐선거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공화당 후보에 유리하도록 조정된 애슨스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거둔 승리는 공화당에 충격을 주었다.
이같은 새로운 정치지형 속에서 오는 12일 조지아 주의회 개회를 앞두고 여당인 공화당과 그에 맞서는 민주당은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 측은 소득세나 재산세 인하가 가계 부담을 줄이는 해법이라고 본다. 쇼 블랙먼(공화·보네어) 주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은 “재산세든 소득세든 세금 부담을 줄여 주민들이 자기 돈을 더 많이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활비 여력을 늘리는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존스의 소득세 폐지 주장에 강하게 반대한다. 소득세 폐지로 인해 주정부 예산에 큰 구멍이 생기면 결국 판매세 인상으로 이어져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해럴드 존스 2세(민주·어거스타) 상원 원내대표는 “(소득세 폐지보다는) 주거비나 의료비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항목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금감면 공약 경쟁= 지난 7월, 공화당 소속으로 주지사 출마를 선언한 버트 존스 부지사는 조지아 소득세 폐지를 검토하는 주 상원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를 이끌었던 블레이크 틸러리 상원의원(공화·비달리아)도 부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공화당은 최근 몇 년간 단계적으로 소득세율을 낮춰왔다. 하지만 주 정부 최대 세원인 소득세를 완전히 없애는 데에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애틀랜타 저널(AJC)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 모두 소득세 폐지보다는 재산세 감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은 재산세 인상률을 물가상승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크리스 카 법무장관은 재산세 상한 설정과 소득세율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주지사 경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은 ‘표적 감면’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키이샤 랜스 바컴스 전 애틀랜타 시장은 공립학교 교사를 위한 소득세 인하를 원하고 있다. 제이슨 에스테베스 전 주 상원의원은 노년층을 위한 재산세 감면을 지지한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긴 제프 던컨 전 부지사는 146억달러에 달하는 주정부 잉여금 일부를 활용해 창업, 보육비, 주택 구매, 직업 훈련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또 주 의회에서 세입자 보호 강화, 기업의 단독주택 소유 제한,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다운페이먼트 지원 확대, 메디케이드 확대와 건강보험 보조금 도입 등도 요구하고 있다.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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