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CU 가맹계약 담당 직원의 휴대폰으로 가맹점 창업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상담자들이 편의점을 열길 희망하는 장소는 다름 아닌 미국의 하와이. 이날 전화를 걸어 온 A씨는 “은퇴 후 하와이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 현지 점포 창업 비용을 문의했다”며 “먼저 편의점 직원으로 일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편의점 1·2위 업체인 CU와 GS25에 해외 가맹점포 창업을 원하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세계적인 K콘텐트 열풍과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편의점 출점 상황 속에 ‘해외 소재 K편의점’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해외 점포는 CU가 762개, GS25는 690개다.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해외 점포 창업 문의는 30건을 훌쩍 넘겼다. 전년 동기대비 3배 증가한 규모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지난해에만 몽골 가맹점 창업 관련 문의가 같은 기간 2배를 넘어섰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몽골 현지 GS25는 현지 식문화와 K푸드 인기를 결합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현지에서 한국풍으로 만든 GS25 자체브랜드(PB)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창업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예비 창업자들은 왜 해외 편의점으로 눈을 돌릴까. BGF리테일 관계자는 “주로 몽골, 카자흐스탄 등 K편의점이 이미 진출해있는 나라나 인근 국가를 본인 사업차 오가던 사람들이 한국 편의점의 성장세에 특히 관심을 갖는다”며 “해외 사정에도 밝고 현지 스태프 인력을 환경에 맞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편의점 업계의 활발한 해외 진출은 국내 출점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도 맞물려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편의점 점포수는 4만7826개를 기록했다. 1년 전 4만8921개보다 1000개 이상 줄어든 셈이다.
뚜렷한 실적 개선 돌파구도 찾기 힘든 현실이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으로 실적이 반짝 반등했지만,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지속하며 부담이 여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점포 창업 문의도 여전히 많지만 타사와의 출혈 경쟁, 부진한 내수 회복을 우려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럴 때 해외 창업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면 해외로 확장하려는 편의점 업계의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편의점 업계가 국내에서는 이미 빠르게 점포를 확장했기 때문에 출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 시에도 K열풍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과 니즈를 파악한 PB상품 및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편의점 업계는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춰 점포를 구성하고 PB 상품을 다양화해 해외 고객층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파우치 음료와 얼음 컵은 K편의점 문화로 유명세를 타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 1위 품목에 올랐다”며 “그 밖에 구운 연어 삼각김밥, 소불고기 김밥 등 한식이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GS25는 고기 요리가 발달한 몽골 소비자의 선호에 맞게 육류 PB상품을 판매 중이다. 특히 ‘여러묵’(몽골 전통 소시지 빵), ‘나담호쇼르’(몽골 튀김 만두) 등 현지 길거리 간식을 PB화한 상품이 여럿 매출 10위권에 들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베트남에서 GS칼텍스 윤활유 브랜드 ‘Kixx’와 협업해 오토바이 정비소와 편의점을 결합한 특화매장도 열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베트남 GS25 딴끼딴꾸이점은 오토바이도 관리하고 K푸드도 맛볼 수 있는 복합공간”이라며 “K편의점 제품을 쉽게 접하면서 카페처럼 쉴 수도 있어 베트남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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