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해외여행을 떠나려던 직장인 이모(43)씨는 최근까지도 항공편 예약을 하지 못했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항공권 가격 때문이다. 대한항공 인천~로스앤젤레스(LA) 왕복 항공편은 3월만 해도 230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초 270만원이 됐고, 최근엔 290만원까지 뛰었다. 김씨는 “동남아든, 국내든 여행 목적지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高)유가 여파가 항공 업계부터 강타했다. 일명 ‘에어 쇼크(Air Shock)’다. 항공 산업은 비용의 20~30%를 연료가 차지하는 대표적 에너지 민감 산업이다. 오일 쇼크의 영향을 가장 먼저 알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5월은 여름 성수기(6~8월)를 앞두고 항공편 예약이 급증하는 시기다. 그런데 급등한 항공유 가격이 5월 특수(特需)에 찬물을 끼얹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텍사스·루이지애나 등에서 거래하는 항공유 현물 가격이 지난달 24일 기준 갤런당 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갤런당 1.9달러와 비교해 2배 수준이다.
항공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추가로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당장 국내 항공사들이 1일부터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 유류할증료 체계상 최고 단계(33단계)를 적용한다. 33단계를 적용하는 건 현행 산정 체계를 도입한 2016년 이래 처음이다. 지난달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15단계 올렸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편도 기준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전쟁 발발 이전에 정한 3월 유류할증료와 비교해 5배 이상 뛰었다.
실제 이날 10월 중순 출발하는 대한항공 인천~뉴욕 왕복 항공편을 예약할 경우 운임은 177만2200원이다. 세부 항목별로 운임 67만4800원, 세금 13만5000원, 유류할증료 95만2400원, 발권 수수료 1만원이다. 유류할증료가 운임보다 비싸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불만이 나오지만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상분이 항공유 가격 부담 상승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사마다 각자도생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프트한자·터키항공·에미레이트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가 이달 운항 계획에서 약 200만 석을 줄이고, 1만20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연료 소비를 줄이려 대형 항공기(에어버스 A350 등)를 투입하던 노선에 중소형 항공기(보잉 787등)를 대체 투입하고 있다. 하루 여러 편 운항하던 노선은 통합 운영한다.
버티다 못해 문을 닫는 저비용항공사(LCC)도 나오기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 LCC 중 하나인 스피릿 항공이 지난 2일 영업을 종료했다. 1992년 창업한 스피릿은 수하물, 기내식 등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대신 값싼 항공권으로 승부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급등한 항공유 부담은 버텨내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한 항공 업계 첫 희생자”라고 짚었다.
국내 LCC도 흔들리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에어로케이 역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안전격려금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김기환·이우림 기자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할리우드 국제공항에 영업을 종료한 스피릿 항공 여객기들이 서 있다. [EPA=연합뉴스]](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5/7062ec2b-e7cb-4a44-9a4c-9dde8099d409-750x5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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