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7일 수도 워싱턴DC 한복판에서 미국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건국됐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예배가 열렸다.
올해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행사이기도 한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정관계 핵심 인사들이 직접 혹은 영상으로 축사를 해 일각에서는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한복판의 내셔널몰에서는 ‘재헌신 250’ 예배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이 모였다. 내셔널몰은 워싱턴기념탑과 링컨기념관 등이 모여 있는 백악관 인근의 너른 공원이다.
미국의 기독교적 뿌리를 재확인하고 신의 축복과 인도를 구한다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다. 백악관의 지원을 받아 올해 미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를 총괄하는 단체 ‘프리덤 250’이 주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라는 내용의 성경의 역대하 구절을 낭독했다.
이 구절은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건국됐다고 믿는 이들이 자주 인용하는 구절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영상 메시지에서 미 초대 대통령이 된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 중이던 1777년 겨울 야영지 밸리 포지에서 무릎 꿇고 홀로 기도했다는 일화를 곁들이며 “미국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직접 혹은 영상으로 축사를 하는 인사의 명단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단에 선 20명 정도의 종교 지도자 중 한두명 말고는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등 복음주의 기독교계 지도자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건국이 기독교적 구상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을 확고히 하려는 행사”면서 “이번 행사는 정교분리를 없애려는 우익 기독교 운동의 정치적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올리고 취임 선서를 하는 등 기독교적 전통이 일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헌법에 정교분리가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가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의 앤드루 코플먼 교수는 CNN방송에 “헌법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행사”라며 “특정 종교를 행정부와 결부시키려는 시도는 종교와 정부와 미국에 모두 해롭다”고 주장했다.
반면 빌라노바대 로스쿨의 마이클 모어랜드 교수는 “공적 영역과 종교적 신앙이 교차하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행사가 헌법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생각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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