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선배들이나 어른들 말씀은 흔히들 이렇게 말씀하신다. “가난한 유학생 시절 아이를 낳고 푸드스탬프(Food Stamp)로 분유를 샀다.” “일자리 잃고 어려울 때 푸드스탬프로 먹고살았다”고 말이다. 지금도 이런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주변 한인 이웃들 상당수가 푸드스탬프, 지금은 SNAP이라 불리는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으로 한인마트에서 먹거리를 사서 식탁에 올린다.
현재 전국 4200만명이 SNAP혜택을 받고 있다. 조지아주는 150만명, 캘리포니아주는 550만명이 SNAP에 의존한다. SNAP은 한끼 식사 가격으로 약 1달러 50센트를 책정하고 있다.그런데 지금, 그 1.50달러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통과시킨 ‘크고 아름다운 법(HR1)’은 SNAP 예산을 향후 10년간 1870억 달러 삭감하도록 했다. 1964년 푸드 스탬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삭감이다. 그 결과 올해 1월까지 이미 전국에서 300만 명이 혜택을 잃었다. 캘리포니아에서도약 30만 명, 조지아주에서 46만명이 줄었다.
SNAP 수혜 요건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55-64세이며 일자리를 잃었지만 메디케어를 못받는 사람들은 “일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자리를 잃었는데 일자리 찾을 시간에 일을 해야 한다는 모순이다. 14세 이상 청소년을 둔 부모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복잡한 근로 서류 요건을 채우려다 많은 빈곤층이 SNAP 신청을 포기한다.
한인 등 이민자 가정의 사정은 더 복잡하다. 난민, 망명자, 인신매매 피해자 등 일부 합법 체류 이민자가 SNAP 수혜 자격을 잃었다. 그뿐만 아니다. 이민 단속 강화와 개인 정보 공유에 대한 불안감 탓에, SNAP 수혜 자격이 있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자녀를 둔 가정조차 신청을 꺼리고 있다.
SNAP은 단순히 공짜로 음식을 주는 제도가 아니다. 로버트우드존슨재단 (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선임정책관 기리다르 말리야 박사(Dr. Giridhar Mallya)는 “하루 한 끼니를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바로 SNAP의 수혜자”이라고 말한다.
공중보건 정책이다. 아이가 영양을 갖춘 음식을 먹으면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잘 성장해 미국 사회에 기여한다. 또 노인과 장애인의 건강 유지 비용을 낮춰, 병원비와 보건비를 절약한다.
SNAP경제적 파급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SNAP에서 1달러를 지원하면 지역경제에 약 1.50달러에서 1.80달러의 경제효과가 있다. 동네 마트, 지역 농가, 소상공인의 매출과 직접 연결된다. SNAP 예산 삭감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효과를 준다.
SNAP 수혜자 감소는 아동, 노인, 장애인, 이민자 등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 집중된다. 그리고 예산 삭감이라는 숫자로,
자격 요건 강화라는 행정 언어로, 서류 절차라는 형식 속에 은폐된다. 1.50달러짜리 한 끼를 지키는 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SNAP 관련 입장과 정책을 물어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