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인 식당을 운영하는 분과 상담을 하던 중 이런 질문을 받았다. “사장님, 현금으로 받은 돈은 세금 보고 안 해도 되잖아요? 어차피 현금인데 소셜시큐리티하고는 상관없는 것 아닌가요?” 사실 이런 질문은 생각보다 자주 듣는다. 특히 식당, 네일샵, 세탁소, 건축업, 청소업 등 현금 거래가 많은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 가운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좋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 은퇴할 나이가 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바로 소셜시큐리티 크레딧(Credit)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시큐리티 연금은 나이가 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의 크레딧을 쌓아야 한다. 소셜시큐리티 제도는 일을 하고 소득을 신고하여 세금을 납부한 기록을 기준으로 크레딧을 부여한다. 은행 잔고가 얼마나 많은지, 집이 몇 채 있는지, 사업체를 얼마나 크게 운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소셜시큐리티 세금이 부과된 소득을 얼마나 신고했느냐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근로소득이 발생하면 크레딧을 받을 수 있으며, 1년에 최대 4개의 크레딧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은퇴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총 40개의 크레딧이 필요하다. 보통 10년 정도 일을 하면서 세금을 정상적으로 보고하면 충족되는 수준이다.
문제는 현금 수입을 신고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식당을 운영하는 A씨가 있다고 하자. 실제로는 1년에 8만 달러를 벌고 있지만 세금보고에는 2만 달러만 신고한다고 가정해 보자. 당장 눈앞에서는 세금을 적게 내니 이익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셜시큐리티 기록에는 2만 달러만 소득으로 남는다. 이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나중에 연금을 신청할 때 예상보다 훨씬 적은 연금을 받게 된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수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도 거의 소득 신고를 하지 않는다. 은행 계좌에는 돈이 많고 집도 여러 채 보유하고 있지만, 사회보장국 기록에는 소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 은퇴 연금 액수가 매우 적어질 수 있으며, 심지어 40 크레딧을 채우지 못하면 본인 연금을 받을 자격 자체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직장인은 회사가 자동으로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원천징수하지만, 자영업자는 본인이 직접 세금을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현금 수입을 누락하면 단순히 소득세만 적게 내는 것이 아니라 소셜시큐리티 기록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나중에 장애 연금(Disability Benefit)을 신청할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소셜시큐리티 장애 연금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최근 근로 기록과 크레딧을 요구한다. 만약 여러 해 동안 소득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장애가 발생해도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유족연금(Survivor Benefit)도 마찬가지다.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배우자나 자녀가 받을 수 있는 혜택 역시 평생 신고된 소득 기록을 바탕으로 계산된다. 결국 현금 수입을 신고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현재 세금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연금, 장애 혜택, 유족 혜택까지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사업을 하다 보면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합법적인 비용 공제와 소득 누락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업 경비를 정당하게 공제받는 것은 허용되지만, 실제 수입을 숨기는 것은 결국 자신의 사회보장 기록을 스스로 깎아 먹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둔 분들 가운데 “왜 내 연금이 이렇게 적지?”라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수십 년 동안 현금 장사를 하면서 소득 신고를 최소화했던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 젊을 때 절약한 세금보다 은퇴 후 수십 년 동안 받지 못하는 연금 손실이 더 큰 경우도 적지 않다. 소셜시큐리티는 단순한 정부 혜택이 아니다. 평생 일한 기록이 쌓여 만들어지는 은퇴 자산이다.
현금 거래가 많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면 당장의 세금 절감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연금 혜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은퇴 연금, 장애 연금, 유족 연금은 모두 신고된 소득을 바탕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혹시 자신의 크레딧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궁금하다면 SSA 계정을 만들어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의 세금보고가 미래의 연금 액수를 결정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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