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초반 주택시장 호황기에 집을 구입한 주택 소유자들이 상당한 규모의 에쿼티가 쌓이자 이를 현금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시장 기술·데이터 기업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는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주택 소유자들이 인출한 주택 에쿼티 규모가 약 47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490억 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21년 이후 1분기 수치로는 가장 높다.
에쿼티는 주택의 현재 시장가치에서 남아 있는 모기지 잔액을 뺀 금액이다. 예를 들어 집값이 80만 달러이고 모기지 잔액이 30만 달러라면 에쿼티는 50만 달러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에쿼티 인출의 54%는 주택담보 신용한도대출(HELOC)과 주택담보대출이었다. 나머지는 캐시아웃 재융자를 통해 현금화했다.
특히 추가로 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의 약 3분의 2는 모기지 금리가 3~4% 수준이던 2020~2022년에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6%대 중후반 금리의 새 모기지로 갈아타기보다는 기존의 저금리 모기지를 유지하면서 추가 대출을 받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의 앤디 월든 주택시장 연구 책임자는 현재 시장이 여전히 록인 효과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록인 효과란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빌린 주택 소유자가 높은 금리 때문에 재융자나 주택 매매를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가 현재 시장 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의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HELOC이나 주택담보대출이 매력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를 웃돌고 있다. 반면 팬데믹 시기인 2020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는 3% 안팎의 초저금리였다.
기존 주택의 중간가격은 지난 5월 기준 42만9300달러로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하지만 2020년 5월의 28만4600달러와 비교하면 약 51% 높다.
이 같은 집값 상승 덕분에 주택 소유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에쿼티는 모두 11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에쿼티 인출을 단순한 공짜 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대출 비용이 드는 만큼 목적이 분명해야 하며 상환 계획이 확실한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출 목적이 집 수리나 리모델링처럼 주택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되는 자본 지출이라면 비교적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이나 사치성 소비를 위해 에쿼티를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단기간의 휴가 비용을 위해 몇 년간 이자를 부담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시아웃 재융자는 기존 모기지를 새 모기지로 교체하면서 에쿼티 일부를 현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모기지 승인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대출금의 2~5% 수준에 달하는 클로징 비용도 발생한다. 또한 현재 모기지 금리가 낮다면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캐시아웃 재융자의 절반가량은 이미 모기지 금리가 오른 2023년 이후에 모기지를 대출받은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기존의 모기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별도로 2차 담보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와 고정 월 상환액이 적용된다. 이달 초 기준으로 평균 금리는 5년 만기 상품이 약 8.1%, 15년 만기 상품이 약 8.2% 수준이다.
HELOC은 필요할 때마다 일정 한도 내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신용한도 방식의 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한 번에 목돈으로 받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을 담보로 신용카드처럼 한도 안에서 빌렸다 갚았다 할 수 있다. 부엌 리모델링이나 욕실 공사, 지붕이나 에어컨 교체, 뒤채 건축 등 3만~10만 달러 규모의 공사에 많이 사용한다. 금리가 20~30%까지 올라가는 크레딧카드 빚이나 개인대출을 갚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조심할 부분은 대부분 변동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화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3만 달러 규모의 HELOC에 적용하는 평균 금리는 약 7.4% 수준이다.
HELOC의 인출 기간은 보통 5~10년이다. 이 기간에는 이자만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후 10~20년의 상환 기간에 들어가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에 월 납입액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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