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한 비판인가, 도를 넘은 분노인가.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미국으로 건너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거센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일부 한인 업소 등에는 ‘홍명보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까지 잇따라 등장하면서, 감독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과 개인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분위기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홍 전 감독을 두고 “LA에 나타났다”, “애틀랜타 스와니에서 봤다”는 등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발견하면 사진을 공유해 달라”, “홍명보 출입금지 식당 또 없느냐” 등 조롱성 게시물까지 잇따르고 있다. 비판을 넘어 홍 전 감독의 사생활까지 추적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풀러턴 지역 유니콘 안경점의 대니 고 대표는 한국 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한 직후 ‘홍명보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을 업소 입구에 한동안 부착했었다.
고 대표는 “경기 결과보다 홍 전 감독이 이후 보여준 태도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에 더 실망하다보니 대부분의 고객이 안내문을 공감해줬다”며 “직원들과 함께 응원했고 마케팅까지 준비했는데, 대표팀 탈락으로 예상하지 못한 손해도 봤다”고 말했다.
부에나파크에서 ‘올유캔잇 스시&바비큐’를 운영하는 김진 대표도 가게 출입문에 ‘홍명보는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였다.
김 대표는 “축구 결과에 대한 악의나 분노 때문은 아니었고 일종의 해학적 표현으로 붙였다”며 “홍 전 감독이 LA에 실제로 왔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는데 이후 SNS를 통해 여기저기서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SNS 등에서는 “지금 홍명보가 스와니에서 집 구하는 것을 봤다”, “LA 온다고 소문나니 애틀랜타로 갔느냐”, “평생 도망자로 살 것” 등의 비난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글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각종 목격담이 무분별하게 공유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난 여론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경석(35·어바인)씨는 “축구팬으로서 월드컵 탈락이 크게 실망스러웠던 것은 맞지만, 마치 범죄자 취급을 하며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라며 “사생활까지 거론되고 ‘어디에서도 받아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번질 경우 이는 순식간에 ‘마녀사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45·풀러턴)씨 역시 “한인사회에서까지 ‘홍명보를 색출하라’는 식의 분위기는 잘못이나 실수가 있을 때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해버리는 한국의 집단 비난 문화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 무섭다”며 “홍 전 감독을 비호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간다면 합당한 비판조차 무색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
!['올유캔잇 스시&바비큐'의 김진 대표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남아공전 다음날 가게 출입문에 '홍명보는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였다(왼쪽). 동일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된 또다른 식당의 출입문(오른쪽). [업소 제공·X 캡처]](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7/f8e8a7ce-9249-403f-9e63-00caf70306ad-750x5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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