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저소득·저학력 임신부 건강 위협” 조지아 심장박동법의 ‘불편한 진실’

조지아 임신부 9%만이 합법적 낙태 가능 추정
…”산모와 유아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

지난해 7월부터 조지아주에서 임신 6주차부터는 낙태를 금지하는 이른바 ‘심장박동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직 9%의 임신부만이 조지아에서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6일 미국 의학협회 저널에 실린 이 연구의 주 저자는 사라 레드 에모리대학 공중보건학 교수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조지아 공중보건의 현실이 현재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낙태 논쟁에 있어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조지아 심장박동법 시행 전인 2007~2017년 기간 36만 972건의 낙태 시술 사례를 바탕으로 낙태금지가 임신부들에게 어떻게 적용될지를 예측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약 9%만이 현행 심장박동법 아래서도 합법적으로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낙태금지법이 인종별, 계층별 미치는 영향과 관련, 흑인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계층의 임신부들이 더욱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낙태 부적격 비율은 특히 10대, 흑인, 고졸 미만 환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백인 임신부의 낙태 부적격 비율은 83.8%이지만, 흑인 임신부의 경우 90.4%에 달했다. 20세 미만 임신부의 90.1%, 고졸 미만 임신부의 90.8%가 현행법상 낙태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레드 교수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며 “낙태 시술을 제공하는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물어본 결과도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결과적으로 조지아에 거주하는 엄청난 숫자의 주민들이 낙태금지법으로 인해 건강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지아뿐 아니라 인접한 주들의 주민들도 더이상 조지아에서 낙태시술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레드 교수는 이어 “낙태를 받지 못하는 임신부들이 산부인과가 거의 없는 곳에 거주하는 등 여성 건강에 필요한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평생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한적인 낙태 정책이 실제로 산모와 유아 사망률 증가 등으로 이어짐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조지아의 낙태금지법은 흔히 임신 6주차부터 배아의 심장박동이 초음파기계를 통해 들리는데, 이때부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하기 때문에 일명 심장박동법이라고도 불린다. 조지아 주의회는 이 법안을 2019년에 통과시켰으나 연방 대법원이’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 전까지는 시행이 정지됐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