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서도 경찰 과잉대응 빈발… 훈련시간 전국 최저

전국 최저 408시간 기본훈련만 의무화
인력 부족 탓 훈련량 늘이기도 어려워

LA 한인타운에서 최근 정신질환을 앓아온 한인이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 총격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조지아주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주에 비해 경찰 인력의 최소 훈련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고 그에 따라 경험이 적은 경찰의 상황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1년 콜럼버스 시는 헥터 아레올라(30)의 유가족에게 5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2017년 경찰관 미카엘 아길라는 아레올라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숨을 쉬지 못하게 압박했으며, 아레올라는 결국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

AP는 조지아에서 이같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2012~2021년 9년간 30명이 사망했다고 14일 보도했다. 30명 중 무려 26명이 경찰의 지시에 따라 엎드린 상황에서 사망했다. AP는 “경찰이 시민의 등 또는 목에 체중을 실어 압박하는 과정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용의자가 비만 또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경우 호흡 곤란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

AP의 의뢰를 받아 경찰 폭력 사례를 조사한 메릴랜드대학 하워드 저널리즘센터는 과잉 대응의 원인으로 경찰의 전문적 훈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6년 제정된 조지아 주법에 따르면 경찰은 최소 408시간의 기본 훈련만 받으면 된다. 이는 하와이를 제외하고 전국 최저 수준의 기본 훈련 시간이다.

실제 아길라 경찰과 그의 훈련 담당자는 과잉진압 관련 재판에서 “용의자가 여러 번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숨을 쉬고 있다는 뜻으로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그의 이런 진술은 경찰 기본훈련의 내용과 배치된다. 사람은 목까지만 공기가 통해도 음성을 낼 수 있지만, 호흡을 하려면 폐까지 공기가 더 깊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 당국은 용의자에게 수갑을 채운 뒤, 옆으로 눕히거나 앉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루이스 데크마 전 라그랜지 경찰서장은 “단지 408시간만 훈련 받은 경찰을 현장에 내보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인력 부족이 훈련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린 코빗 조지아 공공 인력훈련센터 교육 담당자는 “평균 6명의 경찰을 둔 소규모 지역 경찰서의 경우, 경찰관의 근무 시간을 줄이고 훈련량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