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부담 실질 관세율 18.6% 달해
가구당 실질소득 평균 2100달러 감소
하강국면 이겨낼 실용적 대책 찾아야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다가오면서 미국 가정들은 한가지 공통적인 걱정을 안고 있다. 누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물가가 뛰지 않을까 걱정한다. 관세의 영향이 완전히 현실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다만, 앞으로 닥칠 불확실한 변화에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필수품 중심으로 지출 패턴을 바꾸고, 불필요한 구매를 미루며, 저축을 늘리는 것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12일 에모리대학 카이지 첸 교수(경제학·사진)의 조언을 인용해 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첸 교수는 “올해 미국 가정의 실질 소득 손실(real income loss)은 평균 약 21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는 물가 수준과 가계의 실질 유효 소득(real effective income)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초당적 정책연구소인 예일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실질 유효관세율(effective tariff rate)은 18.6%로 193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수입 제품이 훨씬 더 비싸지고,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약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의 인플레이션율은 2.6%였고, 이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의 물가 목표치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첸 교수는 점심값 등이 5월 이후로 눈에 띄게 오르는 등 분명한 인플레이션 징후들을 이미 목격하고 있으며, 이는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첸 교수는 “공황 상태”는 해답이 아니라고 말한다. 대신 지금의 경제 하강 국면을 이겨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큰 소비지출 미루기= 경제가 불확실할 때는 가전, 자동차 등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하는 구매는 가격이 안정되거나 떨어질 때까지 유예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10년된 냉장고를 새 것으로 바꾸고 싶어도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이 시기에는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필수품 대안 찾기= 식료품 같은 품목은 계절별로 구매할 필요가 있다. 이런 필수품들은 관세 영향이 적은 지역산 제품을 위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또 제철 과일, 채소들을 구매하면 공급이 많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 육류 가격도 오르고 있다. 간 소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11.5%, 스테이크는 12% 올랐다. 비싼 소고기 대신 다른 부위의 고기나 닭고기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비상 저축 늘려야= 여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콘서트, 여행 등에 돈을 썼고, 저축은 뒷전이 되기 쉬웠다. 하지만 관세로 인해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면 지출도 그만큼 줄여야 할 시점이 온다.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비상 저축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