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고숙련 근로자에 가중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용 H-1B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에 이어 선발 방식도 고임금·고숙련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방안을 내놓았다.
연방 관보에 올라온 H-1B 비자 개편안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특정 연도에 비자 신청이 쿼터를 초과할 경우, 임금 수준별 구간을 만들어 고임금 일자리를 우선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H-1B 비자 신청 기회는 무작위로 배정된다. 반면 새로운 방식은 무작위 추첨 대신 더 높은 임금과 숙련도를 갖춘 외국인 근로자에게 가중치를 둔다. 지원자를 4개 임금 구간으로 나눠 최고 임금 구간 근로자는 추첨 풀에 4번 들어가고, 최저 임금 구간 근로자는 1번만 들어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민국은 앞으로 30일간 의견을 수렴하며, 빠르면 2026년도 비자 추첨을 위한 3월 신청 전에 새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추첨방식 변경방안에 대해 “고용주들이 H-1B 근로자에게 고임금·고숙련 직책을 제시하도록 유도하고, 저임금·저숙련 직무를 억제할 것”이라며 가중치 방식이 원래 비자 취지에 더 부합한다고 밝혔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로,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다. 이 발급 상한이 10년 넘게 매년 초과했다고 행정부는 밝혔다. 올해 3월 마감한 마지막 H-1B 비자 추첨 등록에는 약 33만9000명이 신청했으며, 이 중 12만141명이 선발됐다.
국토안보부는 새 제도가 시행되면 H-1B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총임금이 2026 회계연도 5억200만달러, 2027년 10억달러, 2028년 15억달러, 2029∼2035년 연 2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현재 H-1B 비자를 활용하는 중소기업 약 5200곳은 노동력 상실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