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OL 담당 교사로 영어 서툰 학생 도와
조지아주 스와니 시 로버츠 초등학교의 이테레사(41) 교사가 귀넷 카운티 교육청이 선정하는 ‘올해의 교사'(Teacher of The Year) 후보에 유일한 한인으로 올랐다. 그는 지난해부터 ESOL(외국인을 위한 영어) 수업을 맡고 있다.
23일 귀넷 카운티 교육청은 관내 141개 공립학교별 2027년 올해의 교사 후보자를 발표했다. 각 학교는 동료 교사 투표를 통해 1명의 대표 후보자를 선발했다. 이들 중 내년 1월 카운티 대표로 뽑힌 사람이 조지아주 전체 올해의 교사 상 후보로 나서게 된다.
이테레사 교사는 교직 19년차 한인 2세로, 조지아주립대(GSU)를 졸업한 뒤 서울교대에서 교환 실습을 거쳤다. 로렌스빌의 로빈초등학교에서 1학년 교사로 교편을 잡은 뒤 2019년 학교 대표 올해의 교사로 처음 선정된 바 있다. 그는 “5학년 담임을 오래했다. ESOL 수업은 맡기 꺼렸다”며 “150명의 전교생을 혼자 가르쳐야 해 부담과 책임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로버츠 초등학교의 ESOL 교사가 전근을 가면서 이 학교 첫 한인 ESOL 교사가 됐다.
로버츠 초등학교는 작년 처음 백인 다수의 인종비율이 역전되면서 아시안이 전체 학생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 주재원 가정의 자녀가 많이 다닌다. 이 교사는 선생과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 양국 문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영어가 서툰 학생은 입학 후 언어장벽 때문에 성격이 소극적으로 바뀌고 말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며 “수줍고 창피하니까 비교적 쉬운 수학 문제도 못 푸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선생님을 만나고 내 편을 얻은 것처럼 활발해질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 역시 맞벌이 부부였던 부모님 대신 할머니 손에 자라 영어 습득이 늦었기에 ESOL 학생들의 어려움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다고.
이 교사는 “이민자로서 정체성 갈등을 성인기 이후까지 겪지 않으려면 어렸을 때 안전한 공간인 교실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분이 한국적이고 또 미국적인지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모국어와 영어 중 하나만 선택하기보단 다양한 언어를 자랑스럽게 구사하는 이민자 학생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테레사 교사가 ESOL 교실 출입구에 꾸민 벽보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