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대두·펜타닐”…트럼프 ‘약점’ 노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놓고 전방위 외교전을 펼치는 중국이 미국과 소통하고 일본과 대화는 막는 ‘통미봉일(通美封日)’ 책략을 펼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언론은 정치적으로 중국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시 주석이 대만 외교에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이 중국에 회귀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중·미는 일찍이 어깨를 맞대고 파시스트와 군국주의와 맞섰고, 지금은 마땅히 2차대전 승리의 성과를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시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중국 정상이 미국에 먼저 대화를 요청한 건 2001년 장쩌민 주석이 ‘9·11 테러’에 대한 조문을 보내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처음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의 방향을 우크라이나 문제로 돌렸지만,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의 관점에 더 가깝게 만들고 일본을 통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번 통화가 대만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해 추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를 위해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를 간파한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먼저 회담을 제안해 회담의 주제를 의도적으로 대만 문제로 끌고 갔다는 의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만 문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며 내년 4월 자신의 중국 방문에 이어 시 주석이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를 비롯한 농작물에 대해 논의했다”며 “특히 위대한 (미국의) 농부들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점을 성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27일)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결과를 제시할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를 위해선 러시아의 ‘돈줄’ 역할을 하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대중 관세의 최초 명분인 펜타닐 유입 차단 역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지지율 이탈에 직면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의 통미봉일 책략이 대만 이슈에서 중국에 유리하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트럼프는 다카이치와 미 항모에 함께 오르며 아베의 후계자로 인정했다”며 “통미봉일 책략을 과신한다면 결국 미·일 동맹, 나아가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결속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 내 다카이치의 높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중국은 출구 전략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왕쿤 대만 국제전략학회 이사장도 “트럼프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에 지지 여부를 밝히지 않으며 중·일 문제는 외교 문제니 당신들이 해결하라,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고 말한 셈”이라며 “중·일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일 동맹에 따라 미국은 당연히 개입할 것”이라고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밝혔다.
신경진·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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