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한인 뷰티서플라이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조지아애틀랜타뷰티협회(GABSA)가 7일 공식 해산했다.
협회는 이날 조지아주 노크로스 한 예식장에서 뷰티업계 종사자 및 가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송년회를 열고 34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강하 회장은 “7년 전 쪼개졌던 두 협회가 내년 ‘조지아뷰티서플라이협회(GBSA)’로 재통합돼 출범하면서 시원섭섭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며 “협회 통합에 힘써준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해단을 선언했다.
협회는 애틀랜타가 ‘뷰티 변방’이던 시절 타 지역 미용제품을 발빠르게 들여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조지아주는 현재 뉴욕, 뉴저지, 텍사스 등을 제치고 단일도시 매출액 기준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뉴욕서 유행하던 제품이 6개월 지나야 애틀랜타서 거래된단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라고 했다. 흑인 여성 필수품인 가발과 부속 화학용품, 잡화 등이 주된 뷰티업계 거래 품목인데, 애틀랜타는 유색인종 비중이 높고, 물류수송 효율성이 탁월해 제품 공급이 빠른 것이 강점이다. 최근엔 동부 기반 대형업체들이 애틀랜타 매장 상주인원을 늘리고 동남부 거점 웨어하우스를 짓는 식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전국 7000여곳 매장 중 조지아주에서만 500곳 이상이 성업 중인데 소매점 점포당 평균 3만~5만점 품목을 취급할 만큼 규모가 크다.
지역 한인사회에서 뷰티서플라이 도소매업 종사자들의 존재감은 크다. 이 회장은 “49년 전 유태인이 장악하던 뷰티업계를 1990년대 소매점부터 차근차근 인수해온 게 지금 한인 뷰티업계 성공의 시작”이라며 “저렴한 가격, 신속한 제품 공급, 독점적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흑인 커뮤니티의 인정을 받고 동포사회에서도 그 성취를 나눌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20년 전 조지아주에 먼저 정착한 가족을 따라 뷰티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등 인근 주에서도 소매점을 운영 중이다.
대형업체들의 저가·덤핑 판매로 과열경쟁 논란이 일고, 고급가발 절도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에서 상품별 생산자 권장 가격(MSRP)을 협의하고 한인 업주를 위한 도난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 모두 협회의 몫이었다. 이 회장은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타 민족 견제 필요성이 느는 만큼 한인끼리 비즈니스 협력 필요도 높아질 것”이라며 “온라인 쇼핑몰 외에도 월마트, 크로거 등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달러 미끼상품으로 소비자 눈을 잠깐 끄는 전략보다 매장의 ‘백화점화’를 통해 오프라인의 다품목 원스톱 쇼핑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플로리다주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아랍계 업체들이 99센트 저가 상품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였는데 온라인 초저가 쇼핑몰이 등장한 지금, 이같은 전략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게 협회 판단이다.
협회는 올해 앨라배마 트로이대학교에 K-에듀센터를 설치한 전라남도교육청과 처음 업무협약을 맺어 한국 청소년을 위한 직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는 “B2B수출 상담회 역할을 하는 연례 뷰티 트레이드쇼가 협회의 주된 사업이었다면 이젠 정보공유 세미나, 도소매간 네트워킹, 차세대 한인 양성 등에도 힘써야 한다”고 했다.
장채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