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이젠 한국 방문이 이득…쇼핑 장점 커져”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500원 안팎을 넘나드는 고환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화를 송금받거나 환전해 쓰는 유학생과 주재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들은 달러 강세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등 한인사회에서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12일 기준 원화 환율은 달러당 1477원에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1일 세 번째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원화 환율은 큰 반전을 보이지 못했다. 고환율은 이제 ‘뉴노멀’로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21세 한국 유학생 박모씨는 “매달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은 똑같은데, 미국에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드는 느낌”이라며 “식료품을 아낄 수는 없고, 여가활동을 줄였다. 인플레이션도 심해져 돈 쓰기 무섭다”고 전했다.
20세 한국 유학생 이모씨도 “부모님이 돈을 적게 쓰라고 하시지만, 미국에서 지내며 나가는 기본 체류비가 만만치않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조지아텍에서 대학원을 졸업 후 취업 전선에 나선 30대 김씨는 “환율이 너무 높아 지금 한국에서 돈을 송금받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마땅한 수입이 없지만, 최대한 생활비를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준비 중 한국으로 돌아갈지 여러 번 고민의 기로에 섰으나, “미국에서 취업해 달러로 돈을 벌면 원화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해 일단 끝까지 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재원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한 한국기업 주재원은 “월급과 체류비는 원화로 책정되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받는 돈이 줄었다”며 “최근 많은 주재원이 달러로 월급을 받는 것을 협의하고는 있는데 협상이 잘 안 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1000만원을 보낸다고 가정하면 지난 6월엔 약 7380달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약 6800달러로 줄었다.
조지아에 안식년을 보내러 온 이모씨는 “체감 물가는 한국보다 두 배는 되는 것 같다. 원화로 월급 받아서는 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서 1만 달러를 송금하면 100만원 넘게 차이가 나고, 한국카드로 27달러를 결제하면 원화로 4만원 넘게 나간다. 사소하게는 식당에서 음료를 약 3~4.99달러에 시키면 적은 돈 같지만, “원화로 7000원인데, 한국에서 간단히 한 끼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는 한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체감 물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높은 환율을 이용해 미국에서도 판매하는 상품을 한국에 나가서 사는 경우도 많아졌다.
올겨울 한국을 방문한 30대 우씨는 “예전에는 유럽에서 쇼핑해야 메리트가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만 방문해도 소비 부담이 크게 줄어 충분히 이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에서 구매한 자켓은 385만원이었는데, 미국 카드로 약 2642달러가 결제됐다. 그는 “한국도 외식비가 많이 올랐다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지아·김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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