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산타클로스가 누군가 이미 쓰던 물건을 선물로 건넬 수도 있겠다. 미국에선 이미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예년보다 더 많은 미국 소비자가 중고 보석·장난감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산다고 보도했다. 보통 연휴 기간엔 판매가 줄어드는 스레드업, 세이버즈 밸류 빌리지 같은 중고품 플랫폼이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인기를 끈다면서다.
WSJ에 따르면 과거 3세, 5세 딸을 위해 중고품을 선물한 주부 칼리 웽겔은 올해 친구와 가족 12명에게 중고품을 선물로 줄 계획이다. 그는 “타깃이나 월마트, 홈굿즈(비교적 저렴한 일상품 판매장)에 갈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미국 소비자는 중고품을 선물로 주는 것을 꺼렸다. WSJ은 중고품 선물을 소비자가 모욕(insult)으로까지 여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베이가 소비자 1800명을 설문한 결과 약 82%가 “1년 전보다 올해 중고 선물을 더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전미소매연맹(NRF)이 설문한 8200명 중 절반 가까이도 “연말에 돈을 아끼기 위해 중고품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중고품 가게도 칙칙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이클 마허세이버스 밸류 빌리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고품 쇼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매장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조명도 잘 설치해 일반 제품을 쇼핑할 때의 경험과 같아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중고품을 살 정도로 소비 심리가 바짝 얼어붙은 건 물가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발효한 뒤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는 관세 정책에 따라 지난 2~11월 가구당 평균 추가 비용이 1200달러(약 180만원)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주거비(월세와 주택담보대출 비용)는 1년 전보다 3.6% 올랐다.
NRF는 올해 1인당 평균 선물 및 계절상품 지출액이 890달러에 그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902달러)보다 1.3% 줄었다. 미 금융권에선 현재 미국 소비 시장을 ‘돈 쓸 여력은 있지만, 소비할 의욕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마크 매튜스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가계는 여전히 견고하다. 문제는 소비 심리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정서적으로 위축해 지출을 꺼린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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