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입고 뛸 새 유니폼이 19일 공개됐다. 오는 28일 영국에서 열릴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첫선을 보인다.
홈 유니폼은 전통의 붉은색 바탕에 백호의 기습을 형상화한 카무플라주(위장복) 패턴을 입혔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호랑이 줄무늬다.
원정 유니폼은 흰색 대신 바이올렛(보라)색을 택했고, 상의 전체에 꽃무늬 패턴을 넣었다. 무궁화로 추측되지만 나이키 측은 무슨 꽃인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나이키 글로벌 풋볼의 한국 유니폼 담당 피터 어달은 “‘동물의 왕(백호)’과 ‘꽃의 왕’이 만난다는 콘셉트”라며 “꽃이 피어오르는 순간의 폭발적인 기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만 했다. 왜 꽃인지, 왜 보라색인지는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축구대표팀 새 원정 유니폼을 입은 오현규. 사진 나이키
팬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크다. “동양적인 신비로움과 우아함이 있다”는 팬이 있는가 하면, “시골 할머니 몸뻬 바지(일바지) 같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손흥민(34·LAFC)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인데 이게 뭐냐”는 탄식도 나왔다. 스포츠 유니폼에 꽃이 들어가는 것도 낯선데, 정체불명의 꽃에 BTS 덕분에 아이돌 팬덤의 상징색으로 굳어진 보라색까지 더해지니 “이게 축구 유니폼이냐, 콘서트 MD냐”는 반응까지 등장했다.
유니폼은 일반적으로 강렬한 색이 경기력에 좋다. 동료들에게 잘 보이는 가시성과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엔 보라 꽃무늬가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축구대표팀 새 원정 유니폼을 입은 조규성. 사진 나이키
붉은악마와 대전하나시티즌 엠블럼을 제작한 장부다 디자이너는 홈 유니폼에 대해 “카무플라주 스타일이 한국 정서와 잘 맞고, 검은색 하의 매칭도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원정 유니폼에 대해선 “무궁화임을 설명 없이 알아보기는 어렵다. 금빛 수술과 붉은 중앙부를 살리면 무궁화답긴 한데, 그러면 유니폼이 너무 어지럽다”고 했다. “하의의 연보라색 배색은 현대적 한복 색감이라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나이키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맡은 건 1996년부터다. “얼룩말”(2020년 원정), “초등학생 미술 시간 작품”(2022년 원정), “소고기 마블링”(2025년 홈 유니폼)까지, 매번 논란이 뒤따랐다. 이번엔 유니폼 공개에 맞춰 황희찬·조규성이 출연한 숏폼 영상 ‘발톱의 역습’까지 내놨지만 “B급 영화, 전설의 고향”이라는 혹평이 주류다.
한국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사진 나이키
나이키의 위기론도 겹쳤다. 한때 넘볼 수 없던 글로벌 스포츠웨어 1위지만, 러닝·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아디다스와 신흥 브랜드에 빠르게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로 시장을 압도하던 시절이라면 어떤 디자인을 내놔도 “역시 나이키”로 통했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만 삐끗해도 “나이키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대한축구협회는 2020년 나이키와 2031년까지 2400억 원+α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한국 축구 원투펀치 손흥민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아디다스 개인 후원 선수다. 대표팀 경기와 훈련 외에는 나이키가 이들을 앞세워 홍보조차 못 한다. 황희찬·조규성·오현규를 내세워 광고를 만든다. 후원사가 스타를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다.

홍명보호가 ‘호랑이의 기습’을 콘셉트로 디자인된 유니폼을 입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누빈다. 나이키는 2026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19일 공개했다. 사진 나이키
경쟁사 아디다스는 48개국 월드컵 본선 출전국 중 절반에 가까운 22개국의 유니폼을 후원한다. 독일은 1990년대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주최국 멕시코는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즈텍 디자인을 오마주한 유니폼으로 출시 직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나이키가 후원하는 브라질·잉글랜드·미국 유니폼은 호평이지만, 한국만 유독 설전의 중심이 됐다.
진짜 문제는 유니폼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 엠블럼이라는 지적도 있다. 2020년 늠름하게 전신을 드러내던 백호를 없애고 얼굴만 전면으로 바꿨는데, “눈 감은 고양이”나 “유아틱한 슈퍼 히어로” 같다는 비판이 5년째 가라앉지 않는다. 아무리 유니폼을 갈고닦아도 가슴팍의 엠블럼이 발목을 잡는 한, 논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총을 들고 무장한 상태로 아크론 스타디움 앞을 지키고 있는 멕시코 군인들. [로이터=연합뉴스]](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3/db0d39a5-893c-4660-a3bb-a521ac96ee17-350x250.jpg)
![이미지 사진 [출처 셔터스톡]](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2/shutterstock_2217289751-350x250.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참석 후 미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1/트럼프1-350x250.jpg)

![지난 10월 A매치 당시 과달라하라 아크론 경기장을 지키던 멕시코 경찰.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2/시신가방-350x250.jpg)
![이미지 사진 [출처 셔터스톡]](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2/shutterstock_2576011773-350x2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