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산과 맛·영양 차이 알 사람은 다 알아”
문정환(60)·문은주(58) 씨 부부는 30여년간 다니던 IT(정보기술) 회사에 사표를 내고 7년 전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3만스퀘어피트(sqft) 규모의 버섯 농장을 차렸다. 기왕이면 한인들이 주로 하는 세탁소, 주류점, 도매상 외 다른 업종을 개척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곡물 찌꺼기를 균사에 먹여 조지아산 느타리 버섯을 키워내는데 현재 매일 1000파운드씩 생산한다. 사업 초기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비교해 수확량이 3배 늘었다. 버섯 재배에 사용하는 땅콩 껍질만 하루 1700~1800파운드에 달한다.

버섯 배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땅콩껍질이 담긴 자루. 한 포대당 약 1000파운드 무게다. 매일 1700~1800파운드를 사용한다.

버섯 생산은 총 10단계 과정을 거친다. 먼저 땅콩 껍질과 밀 찌꺼기에 물을 넣어 하루 동안 섞는다. 혼합물을 병에 넣고 한번에 3000병을 기계에 넣어 열로 찐다. 반나절 병을 식힌 후 버섯 균을 접종하고 한 달을 기다리면 하얗게 균이 자란다. 어두컴컴한 버섯 창고에 병을 넣고 물을 주기적으로 뿌려주면 우리가 아는 통통한 버섯이 된다. 사진은 병들이 쌓여있는 모습.
지난 9일 버섯 농장 ‘그린 박스 머쉬룸'(GBM)에서 만난 문정환 씨는 “농사 하면 흔히 땅 고르고 삽질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현대 농업은 온습도와 수분 함량을 제어해 상품 생산량과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IT업계 경력이 농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동남부 유일의 느타리버섯 병재배 시설이다. 버섯은 서늘한 날씨에서 잘 자라는데 남부는 무덥다 보니 야생 버섯이 잘 나지 않는다. 전국에서도 종균 접종까지 직접 하는 농장은 열 손가락에 꼽는다. 독자적 재배술이 알려지면서 케네소주립대(KSU) 학생들이 이곳에서 농사 실습을 하기도 한다. 직원 4명을 두고 느타리 외에도 밤버섯, 새송이버섯, 표고버섯 등을 생산하고 있다.
초기 사업 구상 당시 조지아대학(UGA)에서 방문 연구 중이던 이긍주 충남대 교수(원예학)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서 버섯 균을 수입, 처음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버섯은 수입 제품 비중이 70%에 달한다. 식품 원산지 의무표시제(COOL) 규정상 수확 단계만 국내에서 수행하면 국산 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해외에서 배양해 수확 직전 급속 냉동해 들여와 국내산으로 포장해 판다. 노동력의 90%가 필요한 초기 배양 단계를 생략해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버섯 재배 기술력 발전이 더뎠다. 문 씨는 “땅에서 야채를 키우면 흙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버섯은 배지(버섯을 기르는 데 필요한 영양소 뭉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배지를 직접 만들어야 버섯의 품질 컨트롤이 가능하다. 주로 식당에 납품하는데, (수입산과 비교해) 맛과 영양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사람은 다 안다”고 자신했다. GBM은 100% 미국산 땅콩 껍질과 밀 찌꺼기(브랜)로 배지를 만든다. 쓰고 난 배지는 지역농장에서 거름으로 재활용한다.

농장 뒷마당에 버섯 재배에 사용한 땅콩 찌꺼기가 쌓여있다. 지역 농장에서 가져가 퇴비로 재활용한다. 100% 지속 가능한 농장을 경영하겠다는 비전이 만든 상생 구조다.
농수산 도매시장 출하 외에도 플로리다주, 테네시주 등 인근 지역 유통업체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맺어 제품을 공급한다. 버섯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UGA와 그라운드 비프(간 고기)에 버섯을 섞어 향과 식감을 살리는 ‘버섯 패티’도 개발 중이다. 일반 방문객도 토요일 이 곳을 방문해 버섯 수확을 체험할 수 있다. 문 씨는 “내가 먹는 농산물이 어디서 왔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경험을 통해 지역에 대한 애정과 이웃 간 관심이 싹틀 수 있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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