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정리를 이것 저것 하다 보니 사용 안한 프라이팬이 여기 저기 널려져 있다. 코팅이 벗겨진것과 여러가지의 사이즈별로 쌓여 있기에 사용이 힘든 것은 모두 리싸이클 통으로 보내는데 그중에도 넓고 큰 사이즈의 스텐팬이 있기에 집사람에게 물으니 “쓰지 못하니 모두 버리라”고 한다. 왜 멀쩡한 새 팬인데 사용도 안하고 버리냐고 다시 물었더니 “한번 사용 했는데 눌어 붙어 도무지 요리를 할수 없으니 아끼지 말고 모두 버려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사용 못하면 왜 스테인레스로 팬을 만들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자세히 다시 검색해보았다.
’틀림없이 사용 방법을 몰라 음식이 눌어 붙고 타는 현상이 있다‘는 걸 깨닫고 며칠간 사용법에 따라 여러번 재시도 해 보았다. 사실 못쓰는 팬이 아니라 그동안 사용법을 잘 몰라 처박아 두고 쓰지 않았던 것이었다. 역시 모르면 검색해서 새로 배우고, 숙달시키는게 삶의 지름길이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용법이 숙달되고 나니 그렇게 ’사용 불능‘이라고 구박 받던 팬이 새로운 주방의 제일 아끼는 도구로 거듭날 줄은 나도 몰랐다. 내가 몰라서 용감하게 멀쩡한 팬을 리싸이클 통으로 던져 버릴뻔 했다.
지금은 내가 제일 아끼는 팬이다. 사용한 다음 즉시 깨끗하게 닦은 후 고이 모셔두는 귀한 요리기구기 되었다. 새로운 스텐팬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바닥에 아주 미세한 흠집이 있다고 한다. 공장에서 연마했다고 하나 확대경으로 보면 표면이 고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곳에 곧바로 기름을 치고 요리하니 계란 프라이등 모든것이 그 흠집으로 스며들어 눌어 붙는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약 3분 정도 가열한 다음 물을 몇방울 뿌려본다.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칙‘ 소리가 나면 안되고 팬위에서 통통 튀는 현상이 보이면 가열되었다는 신호다. 그위에 올리브유나 또는 아보카도유를 두른 뒤 30초 정도 지나 기름도 함께 가열됐다 싶을 때 계란을 깨서 올린다.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프라이가 되는 모습이 처음엔 너무 신기 했다. 그 다음 부터는 ”계란 프라이나 부침개는 내가 할께“ 하고 솔선수범 하는 모습으로 내가 변했다.
’누구든지 그사람의 겉만 보지 말고 내면을 다시 보라‘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삶이란 이처럼 간단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삶의 사용법과 그 내면을 몰라 이런 저런 실수를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일 듯 하다. 지금은 버릴뻔 했던 그 스테인레스팬이 사용한 다음 즉시 키친 타올로 반들반들하게 닦아 제일 상석에 올려 두는 귀한 보배가 되었다. 특히 사용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디시워시 세제로 세게 문질러 닦으면 안되는 점이다. 기름으로 코팅된 상태를 살짝 키친 타올로 닦아낸 후 보관해야 표면이 그대로 유지 되고, 다음번에도 잘 사용할 수 있다. 수세미나 철수세미로 닦아내면 코팅된 부분이 모두 씻겨 나가면 다시 코팅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반복된다. 여러번 반복해서 숙달된다면 이것 보다 더좋은 팬이 없다. 코팅이 벗겨져 건강에 해로운 발암 물질도 안나오고, 다시 보는 새로운 팬에 모두가 놀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