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투입된 미군 장병들에게 형편없는 수준의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7일 중동 해역에 배치된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내부 식사 사진을 공개하며 이를 “끔찍한 광경”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 사진은 링컨호에 탑승한 한 군인이 가족에게 전달한 것이다.
공개된 식판에는 회색빛의 가공육 한 조각과 삶은 당근, 마른 패티 한 조각이 전부였다. 다섯 칸짜리 식판 가운데 세 칸이 비어 있을 정도로 양이 턱없이 부족해 부실 급식 논란을 키웠다.
일본에 주둔하다 중동으로 이동한 미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호의 상황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폴리호에 승선한 한 해병대원이 가족에게 보낸 사진에는 잘게 찢은 고기 소량과 토르티야 한 장만 담겨 있었다.
미군 장병에게 제공된 식사로, 다진 고기와 토르티야 한 장만 담겨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해당 해병대원은 가족에게 커피 머신이 고장 난 데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이미 오래전에 모두 소진됐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란 전쟁 이전 미군 장병들에게 스테이크와 랍스터가 제공됐던 점을 언급하며, 현재 식사 수준이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한 정부 감시단체는 미 국방부가 지난해 9월까지 930억 달러를 지출해 회계연도 종료 전 예산을 모두 소진했으며, 이 가운데 1510만 달러는 스테이크 구매에, 690만 달러는 랍스터 꼬리 구매에 사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파병 장병 가족들은 식량 부족을 걱정해 현지로 식료품 소포를 보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쟁 이후 중동 지역 주둔 병력을 대상으로 한 우편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수천개의 식료품 소포가 창고에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호에 탑승 중인 한 병사는 지난 3월 “보급품이 곧 바닥날 것이며 임무가 종료될 때까지 기항할 항구도 없어 병사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란도 미국을 조롱하고 나섰다. 튀니지 주재 이란 대사관은 엑스(X)에 “세상에나 믿을 수가 없다”며 “이게 바로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 위해 자국 병사들에게 먹이고 있는 음식”이라고 비꼬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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