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가스타’ BTS가 북미 투어 시작부터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 25·26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4년만의 첫 미국 투어에는 관객 12만명이 몰리며 공연장 진입로가 폐쇄됐다. BTS는 28일 탬파에서 마지막 공연을 갖는다.
지난 26일 방문한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는 인종과 국적의 경계를 넘어 한국어 소통이 이뤄졌다. 서로 “안녕하세요” 인사는 기본이다. 유튜브로 BTS 신보 ‘아리랑’의 뜻을 공부했다는 팬은 ‘아라리가 났네’ 하는 진도 아리랑을 따라 불렀다. BTS의 대표곡 아이돌(IDOL)의 가사 ‘지화자 좋다!’와 같은 우리말 후렴구를 외운 팬들도 있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셀린은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BTS가 한국어를 통해 인류 보편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나에게 한국어는 사랑과 포용의 언어”라고 했다.

탬파 국제공항에 BTS와 팬들을 환영하는 브로마이드가 내걸린 포토존이 조성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조지아주 출신의 한 BTS 팬이 아리랑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BTS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적 전통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대기 시간에 국립국악원과 협업해 궁중 음악을 틀었고, 경회루를 연상시키는 360도 원형 무대와 함께 하회탈과 승무를 활용한 안무를 선보였다. 무대 스크린엔 수묵화 기법의 애니메이션이 상영됐다. 이들은 아리랑에 대해 “끊긴 것처럼 보이나 다시 이어지게 하고, 흩어진 것처럼 보여도 다시 하나로 모이게 하는 노래”라고 소개하며 어려운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 민족의 결속을 이끌어 낸 아리랑의 의미를 전달했다.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27일 붉은색 연막탄을 뚫고 백업 댄서가 달려나오며 첫 곡 무대를 연 것에 대해 “이들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횃불 든 기수”라고 표현했다.

26일 페리 하비 공원에서 불고기, 주먹밥 등을 만들어 파는 한식 노점을 연 정다희씨가 가족들과 함께 BTS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BTS가 몰고온 K컬처 열풍은 비단 무대에 그치지 않았다. 탬파베이 관광청은 이번 공연이 최대 9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탬파 시는 스타디움 10분 거리 페리 하비 공원에 사흘간 K팝·아시안 푸드 야시장을 열어 팬들의 관심이 아시안 문화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곳에서 떡볶이, 잡채, 호떡 등을 판 정다희 씨는 “탬파 대학에서 수학 강사로 일하면서 한 달에 한 번꼴로 한식 노점을 부업 삼아 운영 중인데 최근 K푸드 열풍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며 “떡이나 매운 음식은 외국인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코리안웨이브(한류)로 현지인 반응이 180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시 정부는 공연 전후로 일주일간 국제공항에 BTS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 홍보대사를 배치하고, 시청사와 시내 다리들에 BTS 상징색인 보랏빛 조명을 켰다.
BTS 북미 첫 공연 유치는 탬파 주민들의 자부심이 됐다. 탬파에서 K팝 음반점 ‘나비'(Nabi)를 운영하는 야스민 세라노는 “세계적인 한국 아이돌 공연은 주로 애틀랜타와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기 마련이라 BTS가 탬파에 온다는 사실을 처음엔 믿기 힘들었다”며 “아프리카 대륙부터 스페인, 베트남 등 세계 곳곳에서 팬들이 몰리기 시작해 앨범 수천 장을 미리 주문했다”고 말했다.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은 “BTS처럼 세계적인 K팝 그룹이 우리 도시를 선택하면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비행기를 타고 몰려들어 호텔을 예약하고, 명소를 구경하며 쇼핑을 한다”며 “또 BTS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팬들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이 과정을 살펴본다”고 콘서트 효과를 설명했다.
BTS는 탬파에 이어 엘파소, 멕시코 시티, 뉴욕 등 북미 12개 도시에서 총 31회 공연을 펼친다.
탬파=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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