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3거래일 만에 8000선 턱밑까지 다가섰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2% 오른 7822.24에 마감했다. 2.27%만 더 상승하면 8000 돌파다. 코스피가 최대 1만2000(현대차증권), 1만(JP모건)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증권가에서는 증시를 밀어올릴 실탄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증시 대기자금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36조9890억원으로 한 달 만에 28조원 넘게 급증했다. 증시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ETF 상장 이후 관련 상품으로 최대 5조3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도 새로운 수급 통로로 꼽힌다. 외국인이 국내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자국 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간 외국인은 해외 ETF를 통한 간접투자가 많았다. 삼성증권은 최근 미국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와 제휴해 미국 개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안타·메리츠·미래에셋·신한투자·NH투자증권도 준비 중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한국 주식을 사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 한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실적 대비 저평가돼있다”며 “삼성전자 파업으로 주가가 조정받으면 매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쌓이면서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로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9조4738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순매도). 1조1282억원 순매수한 지난달과는 다른 분위기다.
한국의 ‘버핏지수’가 260.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과열론에 힘을 보탠다. 버핏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투자의 구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이 증시 거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2001년 고안한 지표다. 한 국가의 경제 규모와 견줘 주식 투자액이 얼마나 큰지를 따져 과열 여부를 가리는데, 통상 100%를 넘으면 고평가로 해석한다. 이날 한국 버핏지수는 260.71%로, 지수 집계 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225.9%), 일본(239.95%), 영국(119.07%) 등 주요국보다 높다.
반론도 있다. 기업 실적 전망을 반영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에 불과하다. 미국(20배), 중국(14배)에 비해 낮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평균인 10배와 비교해도 7배 수준은 저평가”라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PER은 12배 수준까지 높아진다. 조정 국면에서는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글로벌 증시를 휩쓸고 있는 ‘반도체 랠리’에 대해 “실적에 기반을 둔 열풍이라는 점에서 2000년 닷컴버블과는 다르다”면서도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장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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