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부부 멀쩡한 자기 집서 쫒겨났다

부동산 등기 등 허술한 법규정 악용
타이틀 사기·허위광고 피해 등 빈발

디캡 카운티 스톤마운틴 시에서 20여년을 거주한 올먼 부부는 이달 디캡카운티 셰리프국에 의해 무단·불법 점유 혐의를 받고 집에서 쫓겨났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서류상 부동산 소유주 명의가 바뀌는 ‘타이틀 사기’를 당한 것이다. 남편 찰스 올먼(77)은 퇴거 불응 혐의로 체포됐다. 등기를 가로챈 사기범이 모기지 대출을 추가로 받은 탓에 주택은 압류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매체 WSB-TV는 올먼과 같이 담보대출이 모두 상환된 주택의 경우 ID 등 신원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도 소유 이전 등기가 가능한 점을 악용한 ‘타이틀 사기’의 피해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부동산 사기 대부분이 모기지를 다 갚았거나 집주인이 사망한 주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탓에 노년층이 피해를 보고 있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등기 제도가 도입되며 피해 사례가 더욱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리차드 알렘빅 부동산법 전문 변호사는 “부동산 거래시 전자문서를 주고 받는 것이 보편화되며 문서 위조가 더욱 쉬워졌다”고 지적했다. 또 카운티 당국이 서류 진위 확인 의무를 다하지 않는 점도 사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행 조지아 부동산법은 매매 또는 렌트 계약시 필요한 절차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매매 계약서와 부동산 등기의 진위 확인이 어렵다. 알렘빅 변호사는 “부동산 사기 피해를 구제해줄 법원 등 공공기관이 없다는 점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유형의 부동산 사기수법도 주의해야 한다. 귀넷카운티 경찰은 최근 피해액이 20만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허위 계약 사기 용의자를 공개 수배하고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한 피해자는 두 명으로 지난해 1월 각각 10만 달러 이상의 사기를 당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재일런 앤더슨(23·페어번)은 법률단체를 가장,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광고를 통해 조지아주 엘런우드에 있는 부동산을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의 송금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계약 클로징을 위해 법률사무소를 찾아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