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이전 시작…부동산 매물 늘고 있어’
한인들이 대형 프라이빗 에쿼티(PE) 펀드를 제치고 조지아주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매매 차익 및 임대 수익을 노리는 기존의 부동산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기관을 통해 공동 투자단(신디케이트)을 꾸려 주택단지를 통째로 인수하는 데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2일 조지아 한국계 투자기관 얼라이언스 벤처 파트너스(AVP)의 헤일리 구(한국명 구영미) 파트너는 지난달 12일과 23일 올해 첫 한인 투자단과의 부동산 매물 인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30~50대 한인 20여명이 세인트 클레어 호수 인근 밀리지빌 시의 59가구 규모 컨트리클럽 타운하우스와 벅헤드 시의 노인주택을 연달아 사들였다. 이들 주택의 총 가치는 2600만달러다. 목표한 시장가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내부수익률(IRR)은 각 20%, 24%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구 파트너는 “두 단지 모두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비공개 매물로, 높은 투자 수익이 예상되지만 공급의 희소성 탓에 인적 네트워크 기반이 없는 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백인 남성이 주류인 배타적 상업 부동산 매입시장에서 이같은 인수사례를 만들어 낸 것은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공 사례 이면엔 오랜 부동산업계 노하우가 작용했다. 노인주택 거주자는 대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설 소유주가 바뀌는 것에 민감하다. 파트너들은 각각 치매를 앓는 모친을 직접 간병한 경험과 사회복지사 이력을 내세워 매입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여야 했다.
한인들이 부동산 펀드 분야로 활발히 진출하는 건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구 파트너는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들면서 막대한 부의 이전(Great Wealth Transfer) 시대를 맞았다”며 “매물로 나오는 주거용 부동산 먹거리가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세인트 클레어 호수 단지의 경우 캐나다 출신 고령 은퇴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국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한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AVP의 토드 로빈슨 파트너 변호사에 따르면 다세대 주택은 리테일 등 상업용 오피스에 비해 한두 세대 전출입에 따른 타격이 적어 수익률 방어에 좋다.
구 파트너는 “애틀랜타 한인들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근로소득만큼이나 투자소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한인들의 펀드투자금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얼라이언스 벤처 파트너스(AVP)=www.avpatl.com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