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가 600점 이하라면 이유를 소명하세요. 맥도날드, 칙필레(Chick-fil-A) 프랜차이즈라면 개인 커피숍보다 대출이 쉽겠죠. 주류시장 침체는 꽤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미 양조장엔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고 하는 은행들이 있어요. 관세는 은행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국 상품을 수입해 재판매하는 회사라면 100만불을 빌리기 힘들거예요.”
조지아대학(UGA) 산하 소상공인개발센터(SBDC) 귀넷카운티 사무소가 12일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회장 한오동), AAPI 아웃리치&인게이지먼트(대표 미쉘 강)과 공동으로 한인들을 위한 중소기업청(SBA) 보증부 대출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UGA는 주 전역 18곳에 SBDC 지역사무소를 두고 중소기업의 회계·마케팅·인력조달 등 경영전반에 대한 교육을 제공한다. 기업 파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토드 안두즈 SBDC 귀넷카운티 디렉터는 한인들이 가장 크게 겪는 문제로 ‘규제 장벽’을 꼽았다. 금융권 규제를 뛰어넘기 위해선 은행이 듣고자 하는 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SBA는 보증기관이지, 대출기관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허리케인 등 재난 상황이 아니라면 트루이스트, 웰스파고 등 민간은행이 대출을 결정한다. 은행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은행의 관심사는 하나다. 부채 상환 보장. 말이 아닌 기록으로 보여줘야 한다. 무사시 우치다 SBDC 컨설턴트는 “1975년 일본인 아버지가 뷰포드 하이웨이 사업장 근처 은행에 가서 직원과 악수한 뒤 대출을 승인받았던 게 기억난다”며 “과거엔 친분을 이유로 대출을 받았을지 몰라도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3~5년치 소득세 신고서, 개인 대차대조표(순자산 명세서), 부채 내역, 사업계획서, 부동산 및 장비 담보 제공 등이 필수다. 안두즈 디렉터는 “많은 한인들이 대출 기관이나 투자자 앞에서 사업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첫 ‘5분’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은행에 가기 전 자금 활용 방안과 사업 전략에 대한 발표용 통계 기반 자료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출금 목적에 맞는 론과 금융기관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스와니에 골프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주가 분점을 내고자 한다면 SBA 504론이 적합하지만, 상품 재고를 늘리기 위해 대량구매 자금이 필요할 땐 SBA(7a) 대출을 선택하는 게 낫다. 페이팔(PayPal) 등 핀테크 기업에서 저리대출을 제공할 때도 있다. 신규대출보다 대출한도를 늘리는 게 합리적인 경우도 많다. 우치다 컨설턴트는 “최근 요식업 경기침체로 인해 18~24개월간 수익을 내지 못한 식당들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면 은행 대출을 받기 힘들다”며 “창의성이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SBDC는 대출 외에도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귀넷 사무소는 한인 기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소비자 인구 및 매출 관련 시장조사 데이터가 풍부하다. 안두즈 디렉터는 “한국 제조 기업 다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며 “미국 직원 채용이 필요하다고 하면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를 대신 써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