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 “재정적 여유로 은퇴”
노후 생활 안정 126만불 필요
이상적인 은퇴 연령은 50대 후반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은퇴 시점은 60대 초반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서비스 업체 임파워가 성인 1001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적정 연령으로 평균 58세가 선호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보스턴 칼리지 은퇴연구센터에 따르면 2024년 실제 은퇴 연령은 남성 64세, 여성 62세였다.
트랜스아메리카 은퇴연구소 조사에서는 은퇴자의 58%가 계획보다 일찍 퇴직했으며 이유는 건강 악화(46%), 고용 상실(43%), 가족 문제(20%) 등이었다. 재정적 여유로 은퇴했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조기 은퇴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플로리다 라이프플래닝파트너스의 캐롤린 맥클래너핸은 “58세 은퇴는 30~40년간 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자산이 부족하면 경기 침체나 의료비 부담으로 쉽게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메디케어가 65세부터 적용돼, 그 이전의 건강보험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점도 큰 부담으로 꼽힌다.
은퇴 자산에 대한 기대 수준은 여전히 높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조사에 따르면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126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46만 달러에서 낮아진 수치로,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51%는 은퇴 자금을 모두 소진하고도 장수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은퇴 후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은퇴한 240만 명 가운데 2022년 3월까지 약 150만 명이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했다. 트랜스아메리카 보고서에서도 근로자의 52%가 은퇴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이 중 80%는 재정적 필요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은퇴를 늦출수록 재무 안정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사회보장연금 수령을 미루면 월 지급액이 늘고 은퇴 자금 소진 위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연준 자료를 인용한 자산관리 회사 T. 로위프라이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10만 달러, 은퇴자산 90만 달러를 보유한 62세 근로자가 즉시 은퇴하면 은퇴 기간 내 자금이 유지될 확률은 64%에 불과하다. 그러나 65세로 은퇴를 늦추면 이 확률은 92%까지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조기 은퇴와 실제 은퇴 연령의 차이는 재정 준비 부족 때문”이라며 “조기 은퇴를 원한다면 저축·투자 전략을 미리 세우고 의료비를 고려한 장기 자산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