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3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구금된 사건은 미국의 고숙련 인력 부족 실태를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22일 애틀랜타 비즈니스 크로니클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는 자동차와 태양광 등의 생산 확대에 힘입어 제조업 고용 규모 전국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틀랜타 지역에서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제조업체들은 고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세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지아의 제조업 일자리 수는 지난 7월 기준 42만 8000개 이상으로, 2020년 1월 대비 약 6% 증가했다. 반면 애틀랜타 지역에서 2023년 중반부터 올해 중반까지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0.34%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화이트칼라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정체 상태인 반면 제조업체들은 젊은 구직자들을 첨단화된 공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조지아제조업협회의 로이드 애브람 회장은 “과거의 어둡고, 더럽고, 위험한 공장 일자리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며 “여성을 비롯, 다양한 인재층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일터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자동화와 로봇이 들어오면 블루칼라 일자리가 먼저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화가 단순 조립라인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고숙련 인력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조업체 포터스틸의 콜 포터 사장은 “만약 (현대차 메타플랜트, 리비안, 한화큐셀 등) 조지아 경제발전을 선도할 최고의 투자 프로젝트 25개를 동시에 유치한다 해도, 숙련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 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가 많은 기술직종 훈련에 호프 장학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직업훈련에 대한 관심을 중학교 때부터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귀넷 카운티에 있는 인력공급 업체인 SKL‘D의 공동 창업자 존 네프는 “올들어 관세정책 여파로 채용시장이 주춤한 상태지만 메카트로닉스, 전자 등 고숙력 직종에서는 인력 유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고 전했다. 최근 갤럽 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대학을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비율이 2010년 75%에서 2025년 35%로 급락했다. 학자금 빚과 인공지능(AI)의 확산 등이 이같은 인식 변화를 낳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임금 인상뿐 아니라 근로 환경 개선에도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타플랜트는 소음 수준을 줄였고, 공장은 밝아졌으며, 편리하게 휴게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