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따라하다 화상 입을 수도”…어린이병원 경고한 ‘이것’

넷플릭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하는 ‘컵라면 먹기 챌린지’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면서 미국의 한 저명한 어린이 병원이 화상 사고에 대한 주의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보스턴의 슈라이너스 어린이병원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컵라면은 어린이의 화상 원인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슈라이너 병원에서도 이런 부상을 1주일에 2∼3차례는 본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케데헌 속 장면을 재연하는 ‘케이팝누들챌린지(#KPopNoodleChallenge)’, ‘데몬헌터스라멘(#DemonHuntersRamen)’ 등의 챌린지가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동영상은 어린 출연자들이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 속 케데헌의 캐릭터처럼 소형 컵라면을 맛보는 내용이다.

컵라면은 조리 과정에서 전자레인지로 끓인 용기를 꺼낼 때나 뚜껑을 열며 뜨거운 국물을 쏟을 위험이 크다. 병원은 특히 아이들의 피부가 성인보다 얇아 더 낮은 온도에서도 화상을 입기 쉽다고 설명했다.

슈라이너스 병원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유행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안전하게, 어른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 한 번 엎었다가 깊고 고통스러운, 평생의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어른보다 어린이가 더 화상에 취약하다면서 “어릴수록 피부가 얇고, (어른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캐나다 밴쿠버의 성형외과 전문의 잭 장 박사는 “컵라면은 바닥이 좁고 물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쉽게 넘어질 수 있다”며 “어린아이의 얼굴에 뜨거운 물이 쏟아질 경우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케데헌 열풍과 관계없이 이미 컵라면은 어린이 화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고 지적한다. 2023년 시카고대 어린이병원 연구에 따르면 화상으로 입원한 소아 환자의 31%가 컵라면으로 인한 부상이었다고 NYT은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