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가스레인지에서 유해물질이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 21일 업로드된 영상에 출연한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가스레인지를 켜는 것만으로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같은 유해물질이 방출된다”고 경고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급식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폐 건강 검사에서 하루 8시간가량 가스레인지 앞에서 일하는 종사자 중 30%가 폐 이상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나이가 젊은 종사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 교수는 “하루 이틀의 노출로 문제는 생기지 않지만 매일 노출된다면 몸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자인데 그 주요 원인으로 주방 환경이 지목된다”고 했다.
실제로 가스레인지를 작동시킨 뒤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켜면 경보음이 울릴 정도로 높은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과거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례가 바로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며 “후드를 켜도 코로 흡입되는 양이 상당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800~1300도의 고온에서는 공기 중 산소와 질소가 결합하며 이산화질소가 생성되는데,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 성분과 동일한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 손상 위험이 커진다.
강 교수는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인지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전자파를 맞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했다. 상황상 즉시 교체가 어렵다면 창문을 두 곳 이상 열어 환기를 유도하라고도 조언했다.
미국에서는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도 나왔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스레인지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인데, 만일 법안이 통과될 경우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스레인지를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가 모두 금지된다.
미국 화학협회는 2017년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공식 의견문을 발표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