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의 인지역량이 청년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하고, 저하 속도도 유독 빠르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이 담긴 ‘근로자 인지역량의 감소 요인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경제협력개발국(OECD)이 주관해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청년층(25~29세) 근로자는 2011~2012년 조사에서는 수리력(6위)과 언어능력(4위)이 OECD 17개국 중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2022~2023년 조사에서는 수리력과 언어능력 모두 8위를 기록하며 평균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령 증가에 따른 인지역량 감소 폭도 다른 국가에 비해 컸다. 2022~2023년 조사에서 중년층(40~44세)의 수리력은 청년층보다 14점, 언어능력은 19점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역량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OECD 평균 하락 폭(4점·7점)과 비교하면 한국 근로자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중년층에서 장년층(60~65세)으로 가면 수리력과 언어능력이 각각 40점·46점이나 떨어지며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이 역시 OECD 평균(25점·28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인구감소 시대에 대응해 장년층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와 노동생산성 제고가 필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인지역량에 대한 임금 보상의 국제 비교. 우리나라 근로자가 인지역량 향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임금 보상이 다른 주요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료 KDI
KDI는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역량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한 임금체계를 지목했다. 인지역량 상향에 따른 임금 보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보상 수준이 낮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리력이나 문해력이 ‘1 표준편차’만큼 높아질 때 임금 상승률이 2~3%에 불과해 미국(8%)·일본(5~6%) 등 주요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근속연수가 1년 늘어날 때마다 임금은 약 2%씩 올라 OECD 평균(0.7%)보다 높았다.
김민섭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브리핑에서 “인지역량에 대한 보상 수준이 낮고, 근속하기만 하면 임금이 계속 증가하는 체계에서는 근로자가 스스로 자기 개발할 유인이 부족하다”며 “직무급·성과급제 등 근로자의 역량·성과 향상에 보상하는 임금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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