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항암제 개발 가속…의사 만나기 겁내지 말아야”
미 국립보건원(NIH)의 최신 국가암통계를 보면 매년 약 200만명이 암 진단을 받는다. 전체 사망자 20%가 암 환자다. 65세 미만의 경우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다. 그중에서도 안구, 갑상선, 혀, 후두 등 머리와 얼굴, 목 주변에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생존율이 50%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암 중 하나다. 말을 하고 표정을 짓는 것 외에도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숨을 쉬는, 생존과 사회적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부위이기에 완치만큼이나 환자 삶을 위한 세심한 재건의 중요성이 높다.
조지아주 뉴난 시티오브호프 암센터의 김범준 두경부암 교수(50)는 최근 인터뷰에서 “안면 손상으로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고, 또 소화기관도 해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치료 계획을 세운다”며 “최근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개발 속도가 빨라져 수술 없이도 약물치료로 성과를 낼 수 있으니 환자가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게 생존률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암 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하는 의사 중 하나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10시간 이상 장시간 수술을 집도한다. 금요일은 1시간짜리 짧은 수술을 너덧번 진행한다. 월요일과 수요일은 하루 평균 서른명의 환자를 만난다. “암환자는 시간이 없다. 진료부터 수술까지 6~8주를 기다리게 만들 경우 환자 입장에선 흐르는 시간이 공포스럽다. 특히 두경부암은 나도 가장 걸리고 싶지 않은 암 중 하나다 보니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고 응급 환자들에게는 개인 전화번호를 건네기도 한다.”
그는 지난 1일 새해 패서디나에서 열린 로즈 퍼레이드에 그의 환자 타일러 블루씨과 함께 참가했다. 인후암 완치 8년을 맞은 블루씨는 10년 전 암 4기 판정 후 완치와 재발을 반복하다 김 교수를 만났다. 그는 “과거 다른 병원에서 집도한 암수술 과정에서 협착증이 생겨 식도가 피부 바깥으로 노출되면서 음식을 삼키면 그 내용물이 밖으로 쏟아지는 바람에 환자가 근 7년간 밥을 못 먹었다”며 “이전 수술 과정에서 가슴 피부를 떼내 이식했는데 그걸 되돌리고 팔 조직을 채취해 이식했다. 피부를 떼낸 가슴 부위에도 문제가 생겨 이를 치료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새해 퍼레이드에서 암 환자들이 치료를 이겨낼 수 있도록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15살때 캘리포니아주로 이민한 1.5세다. 펜실베이니아 치대를 졸업한 뒤 메릴랜드 의대에서 전공의(레지던트)과정을 거쳤다.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8년간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로 일했다. 암 수술과 재건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의사는 조지아주에서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는 “2021년 처음 조지아에 온 지 세달 차부터 애틀랜타·컬럼버스·라그랜지 등지에서 온 한인 환자가 늘면서 바빠졌다”고 했다. 그는 뉴난 시티오브호프의 첫 한인 암 전문의다.
최근 AI기술발전은 암 치료에 있어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개발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김 교수는 “1년 주기가 아니라 매달 신약개발이 이뤄지는 속도”라며 “처음엔 성능에 대해 의심했지만 이젠 주 업무가 암수술이 아니라 재건수술로 좁혀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술 없이도 약물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했다. “3년 전 40대 후반 한인 남성 환자를 치료한 적이 있다. 이민생활 갖은 고생 끝에 회사 대표직에 오른 분이었다. 당시 2~3센티미터에 불과하던 설암이 순식간에 배와 척추에 퍼지면서 결국 한국으로 귀국해 가족들 곁에서 돌아가시길 택하셨다. 당시 면역항암제가 처음 도입될 때였는데, 2년만 늦게 암이 발병했어도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암을 겁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인들은 미국 의료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감기만 걸려도 수백달러 치료비를 내야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암치료에 있어서 한국에 미처 도입되지 않은 신약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다. 소득이 적은 환자의 경우 병원 내 자선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으니 늦지 않게 의사를 만나달라.”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김범준씨(왼쪽)과 타일러 블루(오른쪽) [시티오브호프 애틀랜타 제공]](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1/로즈퍼레이드-350x250.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