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미국은 단 하루도 평화로운 날이 없었다. 나라 안팎으로 정부가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나라 안에서 이민자 커뮤니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200만 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쫓겨나거나 제 발로 나갔다. 얼마 있지 않아 정부가 300만 명이 나갔다고 ‘자랑스럽게’ 밝힐 것 같다.
한국전쟁 때 목숨을 잃은 사람이 300만 명이다. 그에 맞먹는 수의 사람들이 미국에서 없어지는 것이다. 중소도시 서너 곳에 사는 인구 만큼이 사라진다.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에 미칠 영향은 어마어마 하다. 지금은 한인 업소들이 라틴계 직원들이 나오지 않고 새로 구할 사람이 없다고 힘들어하지만 나중엔 고객도 없어질 판이다. 그리고 앞으로 들어올 사람들도 점점 없어질 것이기에 신규 이민자들이 성장의 젖줄인 이민사회 경제는 앞날이 캄캄하다.
서류미비자를 붙잡아 쫓아내는 일뿐 아니라 정부는 수많은 반이민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수 십여 개 나라 출신 비자 신청자 심사 강화와 발급 제한, 임시보호 신분 대상국 축소, 영주권 신청에 불이익을 주는 복지혜택 관련 공적부조 규정 강화, 영주권자 소기업 융자 금지, 범죄 기록이 있는 영주권자 추방 확대, 시민권 심사와 박탈 정책 강화 등 아주 꼼꼼하게 이민자 커뮤니티를 옥죄어 오고 있다.
그런데 밖으로도 폭격을 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일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선거운동 당시 새로운 전쟁은 절대 없고, 오히려 세계 곳곳의 분쟁을 끝내는 정부가 되겠다던 공약을 이제 믿는 사람은 없다.
최근 이란 침공과 관련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헌법에 위배되는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인의 생명과 국가 재정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 미국 헌법은 분명하다. 전쟁을 선포하는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상원은 즉시 소집돼야 하며, 나는 현재 계류 중인 전쟁권한 결의안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다. 또한 이번 이란 공격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이미 위험한 세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권 국가를 공격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나라라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된다. 힘이 곧 정의가 아니다. 그것은 국제적 무정부 상태와 죽음, 파괴, 그리고 인간의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미국 국민은 베트남 전쟁 때도 속았고, 이라크 전쟁 때도 속았다. 그리고 오늘 다시 국민이 속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그 대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정치적 성향이 무엇이든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적정한 임금을 주는 일자리와 감당할 수 있는 의료와 주거를 원한다. 또 자녀들이 훌륭한 교육을 받기를 원한다. 우리는 트럼프가 우리를 또 하나의 무의미한 전쟁으로 몰아넣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란과의 전쟁을 계속 해서는 안된다.”
나라 안팎이 온통 전쟁터가 된 가운데 미국의 많은 시민단체들이 한국의 비상계엄과 같은 정부의 ‘내란법’ 선포까지 우려한다. 전쟁을 빌미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조치가 나올 수 있다. 정부는 내란을 막겠다고 이 법을 선포하겠지만 시민들이 볼 때 내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나설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