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의 환급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해당 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환급 규모는 최소 1300억 달러에서 최대 175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CIT의 리처드 이튼 판사는 이날 미 행정부에 관세 환급 절차를 개시하라고 서면 명령을 내리고, 오는 6일까지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기록상의 모든 수입업자는 대법원의 IEEPA 관세 위법 판결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련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관세 부과 권한은 헌법상 의회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환급 여부와 절차는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CIT로 돌려보냈다.
이번 명령은 테네시주 내슈빌의 필터 제조업체 애트머스 필트레이션이 제기한 환급 소송 심리 과정에서 나왔다. 판결 전후로 약 2000건의 환급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약 30만 수입업체가 해당 관세를 납부했으며 금액은 약 1300억 달러에 달한다.
법원 명령에 따라 CBP는 IEEPA 관세 징수를 중단하고 이미 청산 절차가 끝난 관세는 재청산을 통해 환급해야 한다. 관세 청산은 수입 물품의 최종 세액을 확정하는 절차로, 기업은 청산 후 180일 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환급까지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수입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배리 애플턴 뉴욕 로스쿨 국제법센터 법학 교수는 “최근 180일 내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자들을 위한 환급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할 가능성이 커 환급 절차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 [로이터]](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6/03/오클랜드항-750x49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