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세수하고 화장하며 얼굴을 관리하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으며 몸을 돌본다. 그렇다면 우리 몸 전체를 지탱해 주는 ‘발’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
신발 속에 감춰진 발은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심장에서 멀다는 이유로 쉽게 잊히곤 한다. 하지만 발은 건물의 기초 공사와 같다. 지반이 기울면 벽에 금이 가고 건물이 뒤틀리듯, 발의 아치(Arch)가 무너지면 그 위에 연결된 모든 관절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발의 통증으로 시작된 문제가 무릎과 골반, 허리, 나아가 목까지 이어진다면 이미 몸의 정렬이 무너진 이후인 경우가 많다. 원인 모를 만성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제는 발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어릴 때부터 골프를 사랑해 온 67세의 한 미국인 환자가 클리닉을 찾아 왔다. 지난 10여 년간 발목부터 무릎, 허리, 목까지 수술하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통증은 계속됐고, 결국 더 이상의 수술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골프대회 참가의 소망을 포기할 수 없어 지인의 권유로 클리닉을 찾아 온 것이다.
필자가 처음 확인한 그의 발은 아치가 심하게 무너진 상태였다. 그 많은 수술 이전에 발의 정렬부터 바로잡았다면, 그렇게 오랜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다행히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마음으로 맞춤형 교정구를 선택했고, 지금은 통증 없이 골프 토너먼트에도 참가하며 활기찬 일상을 되찾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는 발에 문제가 생기면 ‘페도티스트(Pedorthist)’라는 공인 발 교정 전문가를 먼저 찾는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페도티스트는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발의 변형과 보행 패턴을 분석하고, 신발과 맞춤형 교정구(Orthotics)를 통해 몸의 균형을 바로잡는 전문가를 말한다. 단순히 편한 신발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족압과 걸음걸이를 분석해 무너진 아치를 세우고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말 그대로 ‘발 관리의 건축가’라 할 수 있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 밑창을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한쪽만 유독 심하게 닳아 있거나, 뒤축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이는 몸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명확한 신호다. 이런 불균형을 방치할 경우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은 물론 퇴행성 관절염과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감각이 둔해지는 당뇨 환자나 근력이 약해지는 시니어에게 발 건강은 단순한 통증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라 할 수 있다.
100세 시대의 핵심은 결국 ‘내 발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당신의 발은 정말 안녕하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