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오래 산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평균 기대수명은 남성 76.5세, 여성 81.4세로 약 5년 차이가 난다. 이 격차는 65세 이후에는 다소 줄어든다. CDC 자료에 따르면 65세 기준 남성의 추가 기대수명은 평균 18.4년이다. 여성은 평균 20.8년이다.
평균 수명 차이는 줄지만 여성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될 대규모 부의 이전에서 큰 자산을 상속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연구기관 세룰리 어소시에이츠의 연구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48년 사이 124조 달러의 자산이 다음 세대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산의 상당 부분은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태어난 세대가 남기는 유산이다.
유산이 모두 곧바로 다음 세대에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약 54조 달러는 배우자 사망 후 생존 배우자에게 이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존 배우자의 95%는 여성이다. 이중 약 40조 달러는 베이비붐 세대 여성 가운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이들에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전문가들은 특히 고령 세대의 경우 전통적으로 남편이 투자와 장기 재정 계획을 책임진 가정이 많다고 말한다. 고령 세대에서는 여성이 재정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경우가 더 흔하다. 이 때문에 고령 여성은 재정 지식이 부족해 배우자를 잃은 뒤 넘겨받은 자산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배우자를 잃은 상실감이 큰 시기여서 재정 운용에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미리 최소한의 기본적인 사항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이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소득은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등은 알아두어야 한다. 금융 전문가를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배우자 사망 뒤 혼자서도 재정 상황을 잘 알고 처리할 수 있도록 정보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배우자 사망 이후를 대비한 상속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는 수밖에 없다. 부부를 기준으로 설계했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인 기준으로 다시 구성하고 예산도 새롭게 짜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배우자가 사망한 직후에는 ▶현금 접근성 확보 ▶금융기관에 사망 사실 통보 ▶정기적인 청구서 납부 ▶생명보험 등 각종 혜택 청구 같은 당장 꼭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에만 집중한다. 대신 재정과 관련한 큰 결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정서적인 안정을 어느 정도 찾은 다음에 전체적인 재정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결정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모두가 배우자에게 자산을 받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현금 흐름이다. 부부가 모두 소셜연금을 받고 있었다면 생존 배우자는 두 개의 연금 가운데 액수가 큰 연금만 받게 된다. 액수가 작은 연금은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계 소득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사회보장국 자료에 따르면 생존 배우자가 받는 평균 유족 연금은 월 1622.32달러다.
사망한 배우자가 연금을 받고 있었다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연금 제도에 따라 유족 연금이 포함돼 있더라도 지급액이 줄어들 수 있고 일시금으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재정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배우자가 사망한 이후 가계 지출이 줄어들긴 하지만 절반으로 감소하지는 않는다. 은퇴 재정 계획을 세울 때 배우자가 사망하면 기존 소득의 약 60~70% 정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 지출하던 것 중 많은 부분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세금 상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배우자가 사망한 해에는 공동 신고가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싱글 신고로 세금을 신고해야 한다. 싱글 신고자는 보통 ▶세율 구간 상향 ▶표준공제 하향 ▶각종 세금 혜택의 소득 기준 하향 등 여러 조건이 불리해진다. 올해 기준 표준공제액은 부부 공동 신고는 3만2200달러지만 싱글 신고자는 1만6100달러에 불과하다. 특히 소득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공제가 줄어든 만큼 항목별 공제에서는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모기지 이자 ▶주세와 지방세 ▶기부금 ▶의료비 지출 등을 합산하면 표준공제보다 커질 수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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