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란 협상단이 중재국 파키스탄에서 철수한 데 이어 미국도 협상 대표단 파견을 취소하면서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의 여지는 남겨둔 채, 당분간 제3국을 통한 우회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슬라마바드로 가서 이란 측과 만나려던 우리 대표단의 방문 일정을 방금 취소했다”며 “이동에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되고 할 일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지도부 내부는 엄청난 내분과 혼란에 휩싸여 있고, 그들 자신조차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모른다”며 “모든 카드는 우리가 갖고 있고 그들에겐 아무 카드도 없다. 대화를 원하면 전화만 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려고 18시간 비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했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는 협상 무산이 전쟁 재개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아직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누구와도 협상할 것”이라며 대화 여지는 남겼다.
이번 결정은 전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현지 일정을 마친 뒤 출국하면서 직접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려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 등과 만나 종전 관련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한 뒤 오만으로 이동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파키스탄 방문은 매우 유익했다”며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위한 실행 가능한 틀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외교에 진정성을 가졌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도 미국과의 직접 회담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이 파키스탄에서 이란 대표단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협상 일정은 결국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취소 직후 더 나은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협상 주도권을 강조했다. 그는 “합의는 복잡하지 않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군사작전으로 이란 주요 시설을 타격한 데 이어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여전하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다.
양측은 지난 7일 2주간 휴전에 합의한 뒤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고, 21일 예정됐던 2차 협상도 불발됐다. 이번 주말 협상까지 무산되면서 당분간 파키스탄 등 제3국을 통한 간접 협상이 이어질 여지도 있다.
협상 교착의 핵심 쟁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가 꼽힌다. 최근 국제 유가는 전쟁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하는 등 글로벌 경제 불안도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역시 정치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재국 파키스탄은 협상 재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샤리프 총리는 이란 대통령과 통화에서 “파키스탄은 책임 있는 중재자로서 지역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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