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경기 후 “집단 식중독이라도 걸렸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졸전이었다. 홍명보호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1일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핵심 관계자의 제보에 의하면 남아공전을 앞두고 대표팀 내 불협화음이 있었다”고 했다. 진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밀실행정과 부패 비리제보센터를 운영 중이다.
제보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이 남아공전에 손흥민과 이재성을 선발에서 뺀 데는 속사정이 있었다. 도화선은 대회 직전인 지난달 7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훈련장에서 불거졌다. 손흥민의 병역특례를 조롱하는 몇몇 취재진의 대화를 한 방송사가 실수로 유튜브에 내보냈고, 이를 들은 선수단은 체코와의 1차전 승리 이후 인터뷰를 보이콧했다. 디 애슬레틱,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도 이를 보도했다.
갈등의 핵심은 ‘보이콧을 언제까지 하느냐’였다. 진 의원은 “고참인 손흥민과 이재성은 보이콧을 계속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이었다. 반면에 다른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오랫동안 인터뷰를 하지 않는 걸 탐탁치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기자단이 공식 사과도 한 터라 보이콧 연장 문제로 균열이 생겼다. 손흥민과 절친한 동기 이재성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보이콧 연장을 주장했다. 진 의원 측은 홍 감독이 멕시코전이 끝난 뒤 선수들에게 “이제 인터뷰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축구계 관계자는 홍 감독은 인터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전해왔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남아공전에서 패한 뒤 손흥민이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강정현 기자
멕시코전 후 선수들은 인터뷰에 응했다. 손흥민과 이재성은 하지 않았다. 이재성은 이날 도핑 검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 이후 팀 내 갈등이 도드라졌다.
진 의원은 “손흥민과 이재성이 남아공전에서 제외된 이유”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1·2차전에서 영국에서 뛰던 때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외신들도 3차전에서 한국 최고의 스타가 결장하자 놀라움을 표했다. 결국 한국은 남아공에 패배했다. 진 의원에게 제보한 관계자는 “손흥민이 아니라 이재성을 뺀 게 더 큰 패착”이라고 했다.
홍 감독은 남아공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전 때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했지만 선수단 내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지금의 50배 정도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때보다는 적지만 어수선하긴 했다는 뉘앙스다.
마지막까지 32강전 합류를 기다리던 대표팀은 탈락이 결정되자 서둘러 입국했다. 공교롭게도 홍 감독과 8명의 선수가 30일 먼저 들어왔고, 이후 손흥민·이재성 등은 다른 비행기를 타고 하루 뒤 입국했다. 비즈니스 항공권이 많지 않아 나눠서 입국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홍 감독이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전 “다시 일어서서 팬을 위해 뛰겠다”라는 글을 SNS에 게재해 팬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진 의원은 “옌스 카스트로프는 외출 관련 팀과의 소통 문제가 있기도 했으나 3차전 후반에야 첫 출전 기회를 받은 것은 실력이 아니라 문화 차이 때문이었다는 제보도 받았다”면서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그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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