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등 부분이 ‘형광빛이 도는 푸른색’인 멧돼지가 관찰돼 당국에서 원인 조사에 나섰다.
18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등 부분의 살과 지방이 ‘형광 파란색’인 멧돼지가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 한 야생동물 통제 업체 대표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 일대에서 죽은 멧돼지의 배를 갈랐는데 “흐릿한 파란색이 아닌 선명한 ‘네온 블루’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늦은 밤 근무하면서 돼지들이 목장 울타리에 설치된 다람쥐 미끼와 그 안에 있는 ‘디파시논(설치류 살충제)’이 첨가된 곡물의 냄새를 맡은 뒤 용기를 부수고 먹어 치우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런 현상이 처음 시작된 건 2015년부터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디파시논’이 이런 현상의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일명 ‘쥐약’으로 불리는 디파시논은 형광 색소가 포함됐다. 야생동물들이 살충제를 먹은 설치류를 잡아먹으면서 파란색으로 변했다는 가정이다.
당국은 살충제 성분이 심각한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며 “파랗게 색소 침착된 징후가 있는 동물의 고기는 절대 먹지 말라”며 이 같은 고기가 유통되는 것을 볼 경우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리 과정을 거쳐도 독소에 중독된 동물을 섭취할 경우 화학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당국은 이런 야생동물 독성물질 노출 현상을 막기 위해 디파시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해 도입한 바 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