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테크 억만장자이자 민간 우주비행가 재러드 아이작먼(42)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으로 다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루스소셜에 “아이작먼은 우주에 대한 열정, 우주인 경험, 그리고 탐험의 경계를 넓히고 새로운 우주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헌신적인 인물”이라고 적었다. 또 그가 “나사를 대담한 새 시대로 이끌 인물”이라고도 했다.
아이작먼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오랜 친구다. 16세에 결제 플랫폼 시프트포(Shift4)를 창업해 억만장자가 됐고, 2021년과 2022년 스페이스X의 ‘인스피레이션4’ 미션 등에서 실제 우주 비행을 경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당선인 신분일 때부터 나사 수장으로 낙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그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연방 정부 축소안을 주도하던 머스크와 정책 충돌을 빚은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관계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이유로 들었으나, 실제로는 그와 머스크의 불화, 아이작먼의 과거 민주당 기부 이력이 원인이라는 외신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올해 여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아이작먼과 접촉했고, 아이작먼이 9월 백악관 실리콘밸리 경영인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둘의 관계는 공개적으로 복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재 나사 임시국장이자 교통부 장관인) 숀 더피가 훌륭히 이끌어왔다”며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제 아이작먼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후임 임명을 공식화했다. 아이작먼은 X(옛 트위터)에서 “당신의 리더십 아래 조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 정책 노선이 ‘달 탐사’에서 ‘화성 정착’으로 확장된 것으로 읽힌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달 우선파’와 ‘화성파’가 대립해 왔다. 더피 장관은 전자였다. “중국보다 달에 먼저 도달하겠다”며 나사를 교통부 소속으로 두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아이작먼은 공공연히 “화성 탐사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혀왔다. 또 “우주 개발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닌 시장이 가져가야 한다”며 공공기관보다 민간의 효율을 강조하는 철학을 공유해왔다. 이런 아이작먼이 재지명된 것은 결국 민간 기업의 혁신을 통해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트럼프식 아메리칸 드림’이 채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이작먼의 나사 국장 임명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미 연방 정부는 10월 초부터 셧다운 상태지만, 상원은 여전히 대통령 인준안을 처리할 수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지난 2021년 스페이스X의 회수된 팰컨9 1단 로켓 앞에 선 재러드 아이작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그를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으로 재지명했다. [AFP=연합뉴스]](https://www.atlantajoongang.com/wp-content/uploads/2025/11/나사수장1-750x469.jpg)





